어제 아내가 서가에서 ‘인생수업’이라는 책을 찾아냈다. 성당 교우들과 함께 나눌 좋은 책을 찾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아내는 책 표지를 넘기다가 그 안에 적힌 메모를 보았다며, 여기 적힌 ‘광선’이가 누구냐고 내게 물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2008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난 기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메모를 보니 2008년 11월 12일,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한 자리에서 내과의사이자 요양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그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 받았다. 당시 책을 받고 나서는 그대로 서가에 꽂아둔 채 잊고 지냈는데, 이제야 비로소 눈에 띈 것이다.
책 내용보다도 그날의 만남 이후 그 친구가 연이어 겪은 고난이 먼저 떠올라 마음이 울적해졌다. 서양화가로 활동하던 그의 아내가 암 투병 끝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8년 5월 21일 친구 광선이마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었다.
이토록 좋은 책을 선물로 받고도 그간 단 한 번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이제라도 친구를 생각하며 이 책을 몇 번이고 정독해야겠다.
우리 친구들 모두 어느덧 세월이 흘러 여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저 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기만을 간절히 기원할 뿐이다.
(2026년 6월 12일)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