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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머문 계절

차 한잔

작성자바다|작성시간26.06.09|조회수10 목록 댓글 7

차 한잔

 

차 한잔 하자던 말은

 

목마름 때문만은 아니었다

 

따뜻한 잔 하나 사이에 두고

 

잠시라도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는 뜻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가 아프고
무엇이 서러웠는지

 

차마 먼저 꺼내지 못한 말들이

 

찻물처럼 천천히 우러난다

 

어떤 이는 웃으며 오고

 

어떤 이는 침묵을 들고 온다

 

말이 많은 사람도

 

말이 없는 사람도

 

결국은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온다

 

차 한잔 하자는 말 속에는

 

말하고 싶어요

 

들어주세요

 

잠시 함께 있어 주세요

 

그런 문장들이 숨어 있다

 

그래서 나는 안다

 

찻잔에서 오르는 김보다

 

사람의 마음이 먼저 데워진다는 것을

 

세상살이에 지친 날일수록

 

차 한잔은 음료가 아니라

 

마음이 잠시 머물다 가는

 

작은 쉼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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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또 열매 하나
    자라고 있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천천히

    소리도 없이

    바람과 햇살과
    몇 마디의 대화를 먹고

    어느새
    둥글어지고 있다


    -----------------------------------------------

    또 열매 하나 자라고 있다

    서두르지 않는다

    익는 일은
    시간의 몫이니까

  • 작성자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네 번째 열매

    꽃이 떠난 자리에

    말없이 자리를 잡았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햇살 한 줌
    바람 한 줄기

    고스란히 품어 안고

    초록의 시간을 살아낸다

    서두르지 않는다

    익는 일은
    언제나 시간의 몫

    네 번째 열매는

    자랑하지도 않고

    조용히 매달려

    제 안에

    푸른 숨을 채우고 있다

    오늘도

    또 하나의 열매가 자라고 있다

    나무에서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서도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꽃이 피었다고
    모두 열매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

    바람도 견뎌야 하고
    비도 지나가야 하고

    제 몫의 시간을
    묵묵히 살아내야 했다

    그래서 더 귀하다

    끝내 열매가 된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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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바다 

    베란다에 서면
    잎의 매운 내음도 풍겨온다

    붉게 익지도 않았는데

    숨결에는 벌써
    고추과의 기질이 배어 있다

    순한 얼굴의 파프리카도
    어쩔 수 없나 보다

    제 뿌리의 향까지는
    감추지 못하는 것을
  • 작성자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행복한 비명

    바람결에

    주워 담고
    못 담고는

    두고 보면 알 일

    손은 바쁘고

    마음은 더 바쁘고

    문장들은

    앞다투어 지나간다

    포화상태

    행복한 비명이다

    넘쳐나는 것은

    걱정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각들

    술술

    흘러가는 하루 끝에서

    나는 안다

    이 또한

    잘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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