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김두안
해는 수평선 붉게 침몰하고
섬에 불빛 몇 채 못 박힌다
나는 어느 해안가에 밀려와
등이 반쯤 지워진 내 품
무릎을 꺾어 끌어안아 본다
허덕이며 날아오는
저 새 떼 어깨뼈가 이렇게 시릴까
해안가 아무 데나 희검게 희검게
제 이름 파묻고 몸부림치는
파도의 발목 이렇게 아플까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살아가는 것들
어두운 제 품에서도 잠들지 못하는
이 저녁 나는
또 얼마나 걸어가야 하는가
끝내 건너지 못할
내 몸 어디에 눕힐 것인가
가눌 수 없던
슬픈 기억의 통증들
무릎을 욱신거리며 별이 눈 뜬다
<현대시> 200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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