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 염전*/나루
바람이 누웠던 빈 둑마다
산이 뱉어놓은 통증이 하얗게 널려있다
내 어미가 바다가 아닌 산 이라니
소금은, 몰래 다듬어온 은빛 칼날로
자신을 가두었던 산의 자궁을 찌르고 싶었다
적막이 달빛처럼 침식해 들어와
점점 빙하를 닮아가고 있었다
산을 벗어나는 법을 모르기에
정해진 몫만큼 매일 하늘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새들이 물고 온 파도냄새가 두려울 때마다
몸을 낮춰 바람과 관계를 맺었다
소금을 잉태하던 순간부터, 산은
빗물을 붙잡아두기 위해
다랑이 밭에 둑을 만들었다
의붓자식 같은 저것들,
그 안에서 구름 족속들과 뒹굴면
바다 따위는 기억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쓰라려도 품지 않을 수 없는
단단한 고요를 깨뜨리기 위해
저희들끼리 엉기며 서로 핥아주어야 했다
바다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지만
짜디짠 그리움은 어쩔 수 없었다
바람이 누웠던 잉카의 골짜기마다
억겁의 생채기가 눈보다 눈부시다
*잉카문명이 남긴 유물로 해발 3천 미터 산 속에 계단밭으로 형성된 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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