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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의 샤머니즘/ 김민율

작성자저녁별|작성시간19.01.23|조회수62 목록 댓글 0

비커의 샤머니즘/김민율 

 

굴러다니는 돌 하나 주워 주머니에 넣고 숭배한다

소원을 돌에게 말하고 우물에 던진다

 

대낮의 우물은 하늘을 번제하는 제단

저녁의 우물은 마력이 기거하는 당집

 

아이를 바쳤다는 소문에 이끼가 끼어 있다

물의 나이테를 열고 바깥을 엿듣는 누가 있다

두레박을 내려 몇 번이나 얼굴을 퍼올려도

제단에 바쳐진 아이가 사라지지 않는다

 

비커는 어린 시절의 설화

눈금에 다다를 수 없는 기억이 웅크리고 있다

 

수년 동안 던진 크고 작은 돌들이

내 뒤통수와 등짝을 닮은 기억을 보글거리며……

눈금 바깥을 초월하고 있다

 

물이 기포로 기포가 증기로 변하는 것은

아이의 주먹을 펼치는 주술일까

모든 손마디를 다 펼치면 아무것이란 게 우글거리는

 

이미 기억을 개종한 내가

한 손에 다른 비커를 움켜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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