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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없는 남자에 대처하는 확실한 방법 [2009-09-28]

작성자이시비시|작성시간09.09.28|조회수25,931 목록 댓글 1

출처 : 무한의 노멀로그

 

부킹대학 우크라이나 지부의 연구진들이 내 놓은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솔로부대원으로 복무하며 고통받는 여성대원들의 가장 큰 고민은 "그 놈은 왜 연락을 안하는가" 라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크라이나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솔로부대 여성대원들 역시 첫번째로 꼽는 고민거리라고 생각한다.

오로지 이성의 외모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안 예쁘니까 연락 안 하지, 예쁘면 연락 안 하겠냐?"

위의 말에 '예쁘다' 대신 '충분히 반하지 않았다' 라는 말을 넣으면 어느정도 동의할 수 있는 말이다. 관심은 연락을 낳고 연락은 친해짐을 낳으니 말이다.


외모만 따지지 마라, 우크라이나에는 샤라포바 같은 미녀들이 고구마 캔다.(출처-여기)

그렇다고 꼭 '연락없음'이 '관심없음'과 동의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매뉴얼에서도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듯 '굳이 답장을 안해도 되는 메세지'를 보낸 경우, 보낸 사람은 뭔가 반응이 있을 걸로 기대하지만, 상대방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무소식이 희소식이지' 라며 삶에 충실히 임하는 '초식남'이 있을 수도 있다. 선천적으로 누군가에게 연락하는 일에는 소질이 없는 사람도 있고 말이다.

지금 이 매뉴얼을 읽고 있는 독자 중, '아.. 맞아. 그는 원래 연락을 잘 안하는 스타일일거야' 라고 애써 위로하려는 분들이 보인다. 오늘의 운세를 보다가 나쁜 구절이 나오면, '에이~ 이런거 다 미신이지..' 라고 하지만 왠지 뒤를 덜 닦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 처럼 아무리 스스로를 위로해봐야 상황이 좋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연락없는 남자에 대한 확실한 대처법을 알아보자.


1. 객관적으로 생각하라

만약, 현재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연락이 없을 경우 그 상황에만 빠져있지 말고 타인의 시각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길 권한다. 원래 바둑이든 장기든 경기에 임하고 있는 사람보다 옆에서 훈수 두는 사람이 경기를 더 잘 볼수 있는 법이다. 제 3자의 조언을 구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자신이 제 3자가 되어 둘의 관계를 지켜보라는 말이다. 자신의 상황은 자신이 제일 잘 안다.

바람둥이에 휘둘리고 있는 솔로부대원들이 보내는 메일에서 가장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말은, "그 사람 그런 사람 아니에요" 라는 말이다. 결국 더 무너지고 나서야 그 사람이 그런 사람 맞다는 걸 깨닫지 말고, 얼른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 한강 남쪽에서 짝사랑을 가장 오래 했다는 H양(32세,짝사랑17년) 처럼 서른을 넘긴 나이가 되서야 "남잔 다 똑같애" 라며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지 말고 말이다.

또 하나, 연락없음을 '밀고 당기기'로 착각하는 대원들이 꽤 많다. 연락의 템포를 늦추며 상대방을 애태우게 하는 것은 밀고 당기기의 일부가 맞지만, 그냥 대책없이 문자를 먹는 행위는 밀고 당기기가 아니다. 그에게 문자를 보내는 일이, 공원에 있는 비둘기에게 말 거는 일과 비슷하지는 않은가? 어떤 상황인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일이 가장 먼저다.


2. 말하라

늘 강조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평생을 같이 산 부부라도 모른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오징어라는 이야기를 아는가? 평생을 함께 살아온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인생의 끝자락에서 기차여행을 떠났다. 할머니는 주전부리로 챙겨온 오징어를 꺼내 평소처럼 할아버지에게 오징어 몸통을 먹기 좋게 잘라 드렸고, 할머니는 오징어 다리를 드시고 계셨다. 그런데 할머니가 화장실을 다녀오니, 할아버지가 오징어 다리를 먹고 있는게 아닌가.

"영감, 왜 오징어 다리를 먹어요? 맛있는 몸통 놔두구선"

그러자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난 원래 오징어 다리를 더 좋아해. 당신이 몸통을 주길래 다리는 양보했지."

그리고 다시 할머니가 답했다.

"그래요? 난 몸통을 더 좋아하는데, 맛있는 몸통 당신 먹으라고 드렸던건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커플부대라 솔로부대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말 하지 않으면 평생 모를 수도 있다' 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락도 없는 그 남자에게 뭘 말해야 하는 것일까?

현재 '연락없음'을 경험하고 있는 경우, 대부분 그 상대는 만날 때에는 마치 관심이 있는 것 처럼 대하고, 자상하며 친절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럴수록 이쪽에서는 그가 왜 떨어져 있을 때에는 연락을 안하는지가 더욱 궁금해 질 것이며,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만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두 사람을 상대하는 듯한 생각에 헷갈리게 될 것이다.

그럴 때엔 문자로 안부만 묻지 말고, 단도직입으로 '왜 연락이 없는지'를 물어라. 뒤가 구린 놈들일 수록 대 놓고 따지는 일에는 뜨끔할 것이다. "혹시.. 바쁘세요?" 따위의 이야기를 하라는게 아니다. 만날 때에는 누구보다 다정하던 사람이, 왜 따로 떨어져 있을 때에는 연락이 없는지를 물어라. 혼자 백날 머리 싸매고 있다고 해결되는 일 아니다. 문자로 백날 안부만 물어봤자 변한는 건 없다. 그 상황 자체를 파고 들어라. 당신이 고민하는 것을 그에게 꺼내 놓았을 때, 그도 대답해 줄 것이다.


3. 조급증을 버려라

다시 얘기하지만, 조급해서 해결될 일이라면 난 두말 할 것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급해 하기를 권할 것이다. 하지만 조급해 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아침에 보낸 문자가 답이 없자 머릿속에는 별 생각이 다 들 것이고, 점심을 먹고 보내도 답이 없자 두시 쯤에는 화가 날 것이다. 휴대폰만 바라보기도 지치고 에라 될대로 되라 하고 신경 끄기로 하지만 세시가 채 못되어 혹시 핸드폰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곤 퇴근하기 전에 다시 한 통 문자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핸드폰을 꺼내 수시로 확인하지만 연락은 없을 것이다. 그리곤 집에 돌아가 어제 마시다 만 소주를 꺼내 '이 색히는 도대체 왜 연락이 없는거야' 라고 답답해 하다가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잠이 들 것이다.

이 상황이 힘들다는 거 안다. 누구나 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보라고 말은 쉽게 하겠지만, 중요한 시험 합격자 발표날 수시로 확인하기 위해 해당 웹페이지를 새로고침 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핸드폰을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좋은 방법은 없다. 그저 '그 사람' 말고도 당신이 집중하고 빠져들 수 있는 대상을 찾는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역시 중독성이 강한 온라인 게임을 권하지만, 이것도 어느 솔로부대원의 고백처럼 부작용이 있다.

무한님.. 전에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셔서, 와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효과 만점입니다. 이제 예전 남자친구는 생각도 나질 않습니다.
근데.... 이놈의 와우를 끊을 수가 없네요..
와우를 끊기 제일 좋은 방법은 연애를 하는 거라는데..
또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도와주세요.


연애가 마음속에서 첫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솔로부대원들에게는 그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 없을 것이다. 만났을 때에는 당장이라도 잘 될 것 같은 분위기 인데, 손 흔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부터 낯모르는 사람이 되는 듯한 희망고문을 당하며 괴로울거란거 안다.

버텨보자. 조급해 할 수록 찌질한 여자가 된다는 걸 머릿속에 새기며 '니 연락 없이도 난 충분히 행복한 여자야' 라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하자. 그 사람이 정말 너무 간절해서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게 아니다. 사실, 당신은 당신 외로움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4. 확실히 잘라라

여자친구 있는 남자와 연락을 하고 지낸다고 사연을 주신 분, 더이상 장난감이 되기 싫어 그에게 연락을 했을 때, 그가 여섯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차 타고 당신에게 달려왔다는 것 때문에 다시 그와 입맞추지 말길 바란다. 나도 8센티가 넘는 왕사슴벌레를 준다고 하면 여섯시간 차 타고 달려갈 수 있다.

결국 그가 깨내놓은 답은 "너를 정말 사랑하지만, 지금 여자친구와 헤어질 수는 없어" 라는 말의 반복 아닌가. 그냥 이용당하고 있는 거다. 수 많은 바람둥이의 피해자들이 그렇듯, 그냥 가지고 노는거다. 뭐, 내가 무슨 말을 꺼내더라도 '그는 다른 남자들과 달라' 라는 믿음에 끼어들 틈 조차 안생기겠지만 한 번 자르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면 확실하게 잘라라. 당신은 누군가의 사랑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다. 왜 소중한 인생의 청춘기를 남의 집 지하에 숨어들어 세컨드로 사는가.

어장관리를 당하는 중인 많은 솔로부대원들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말한 1번의 '객관적으로 보기'를 통해 둘의 사이를 확실히 인식하고, 2번을 참고하여 상대에게 답을 받거나 눈치를 챈 경우, 3번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과감하게 잘라라.

연애를 하진 않더라도 '남 주긴 아깝고, 내가 갖긴 싫고'의 생각으로 그저 '날 좋아해 주는 여자'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수 있다. 어설프게 자를 경우 당신은 그의 위로에 흔들리고, 그의 말에 어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다짐을 날카롭게 갈아 한 번에 잘라야 한다. 사랑이 끝날때면 잠시 머물다가 또 어딘가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의 정류장이 될 필요는 없다.

과감하게 당신의 레드카드를 꺼내 들어라.


하지만,

레드카드를 꺼내려다가도 옐로카드만 꺼내드는 당신, 나도 안다. 이번은 진짜 일 것 같은 느낌도 안다. 그래서 사실, 당신이 남들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삽질을 하고 있는 중이라도 나는 당신을 응원한다. 다들 그만두라고 이야기 하는 상황에서 얽혀버린 실타래 앞에 두고 울듯 말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당신을 응원한다. 하지만 당신의 사랑이 값싼 취급을 받는 건 싫다. 그래서 쓰고 있다. 온전히 사랑받으며 행복한 웃음 짓는 당신의 모습을 볼 때까지 이 매뉴얼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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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멜론 | 작성시간 09.09.29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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