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관한 연구 2
이승하
산책 도중에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그대 눈빛이 흐려지면서 갑자기 쓰러진다
입가에 침 질질 흘러내리는데 뒤틀리는 손목
꼬이는 손가락, 돌아가는 입에서는 으 으 으
목까지 외로 꼬고 넘어져 부들부들 경련하는
그대 앞에서
나 망연자실 하늘을 보았지
이 발작도 시간이 흐르면 멈추는 것을
나 알지, 알아
뇌신경세포에 생긴 돌발적인 기능 이상 때문인 것을
너는 지금 기쁜가 슬픈가
괴로운가 즐거운가
아픈가 편안한가
병원 응급실로 달려갈 필요는 없어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되지
발작이 끝나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툴툴 털고 일어나 나랑 또 얘기하고
가던 길 앞장서 걸어가는데
나는 널 따라 걸어갈 수 없다
아무 위로의 말 할 수 없다
하늘이 저렇게 파란데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나
조금 전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데
책 소개
이 책은 뇌와 정신기능에 대해 쓴 글이다. 현대 신경과학이 밝혀 놓은 뇌의 여러 기능을 보여주고, 어떤 사람들이 뇌를 연구하고, 그 방법과 그 결과는 어떻게 응용되는지 설명해 준다.
목차
1.깨어 있는 기계
2.시각과 운동
3.스트레스와 정서
4.학습과 기억
책 속으로
자동적인 것에 대해 이렇게 의탁하는 일은 테니스, 발레, 축구, 그리고 권투에서도 발견된다. 사실 어떤 운동경기에서 보이는 절묘한 장면은 따지고 보면 운동선수들이 긴박한 순간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게 충분히 훈련받았는가 하는 문제로 좁혀진다. 어떤 선수가 얼어붙었다'라고 말할 때, 그것은 극히 짧은 순간 동안 망설이고 주저하는 그 선수의 버릇에 대해 말하는 것인데, 바로 그 순간으로 말미암아 승리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정상급 선수는 정신적 특성이 중요하다고들 현재 생각하고 있지만 슈퍼스타와 초보자의 차이점이 무의식적으로 수행되는 불수의적 운동에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는 해설자는 거의 없다. 현대의 뇌 연구는 운동선수에게서 ‘운동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지지하는 증거를 제시하는데, 그런 견해는 사실상 1890년대부터 있었다. (p.121)
뇌를 아는 것이 나를 아는 것이다.
수퍼 책 읽는 베토벤
원문주소 : http://blog.yes24.com/document/146115
우리가 어떤 사람을 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의 무엇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만날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또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왜 기쁘고 왜 슬프며, 왜 공부를 못하는지 왜 운동을 못하는지, 책읽기는 왜 싫으며 글쓰기는 또 왜 싫은지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리고 그 이유를 알게 된다면 잘하게 되는 방법 또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알고자 하고 탐구하면서 고민하는 일은 분명히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자각에서 비롯되는 일일 것이다. 더 이상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먼저 그 대상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맞는 이치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 대한 탐구에 골몰했다. 내가 이렇게 생겨 먹은 것에는 이러이러한 이유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내 마음에 들든 그렇지 않든.
그러고 보면 인간이 인간을 낳아 역사를 이어간다는 일은 참으로 숭고한 작업이다. 하나의 인간이 하나의 우주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인간이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인간을 낳는 일은 새로운 세계,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절대로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되는 일이다.
사람의 머리를 소중히 여기고 다루어야 할 것, 사람의 머리 속 세계를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가치롭게 만들어나가야 할 것, 그리하여 '뇌'라고 하는 이 작은 우주를 고스란히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것. 우리가 지금 열심히 그리고 창조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이 책 속에 그에 대한 많은 해답이 담겨 있다.
책 소개
100점이 넘는 알기 쉬운 삽화와 도표를 통해 뇌의 구조와 기능, 다양한 단련법과 기억력 개발법, 스트레스 해소와 질병 예방법까지, 신비한 뇌의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감수 : 야마모토 다이스케(山元大輔)
1954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 농공대학 농학부를 졸업했다. 동대학원 농학연구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81년부터 1983년까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학부 박사 연구원, 미쓰비시 화학생명과학 연구소 실장, 1999년부터 와세다대학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도호쿠대학 대학원 생명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랑초파리 돌연변이체에서 ‘게이 유전자’를 찾아내고 세계 최초로 그 염기배열을 해독해낸 학자로 행동유전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특히 어려운 전문 과학의 내용도 평이한 언어로 바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교수로도 유명하다. 저서로는 《뇌와 기억의 수수께끼》, 《연애 유전자》, 《남자와 여자는 왜 끌리는가》, 《마음과 유전자》 등이 있다.
역 : 고선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백석예술대학 외국어학부 겸임교수로 있다. 역서로는『계산이 빨라지는 인도 베다수학』『수학 올림피아드 수재들의 풀이 비법』『3일 만에 읽는 수학의 원리』『초등 인도수학』『만병을 고치는 냉기제거 반신욕 건강법』『여성 건강 365일 냉기제거 건강법』『스스로 고치는 당뇨병 건강습관』『암은 낫는다 고칠 수 있다』『우리 아이 올바른 지식으로 좋은 눈을 만듭시다』『청각뇌』『해마』『인체 구조 학습 도감』 등 다수가 있다.
목차
제1장 신비의 기관, 뇌의 구조
- 사람의 치밀한 뇌는 생물계 최고의 ‘예술품’
제2장 뇌 연구, 여기까지 진해됐다!
- 최대의 수수께끼 ‘뇌’에 도전해온 사람들
제3장 뇌를 단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커뮤니케이션도, 발상도 모두 뇌에서 시작된다
제4장 뇌는 몸을 움직이는 사령관
- 뇌의 정확한 명령이 없다면 눈앞의 물건을 잡을 수도 없다
제5장 ‘마음의 움직임’과 뇌의 특별한 관계
- 당신의 뇌 속에서 항상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제6장 지각. 인식하는 뇌
- 본다. 듣는다. 냄새를 맡는다. 맛을 본다. 접촉한다. 정교하고 치밀한 시스템
제7장 신비한 기억의 메커니즘
- 기억하는 일, 잊어버린 일 : 기억의 세계는 ‘불가사의’로 가득 차 있다
제8장 환경과 식생활이 뇌에 미치는 영향
- 다이옥신에서 담배까지, 뇌는 이토록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제9장 현대인의 뇌 질환
- 스트레스 사회 속에서 뇌가 비명을 지를 때
책 속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때, 확실히 눈은 빛나고 심장은 뛴다.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면 애가 타서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그것이 더욱더 심장을 두드린다. 격렬한 사랑이나 용납되지 않는 사랑이라면 그 정도는 더 심해서 고동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지기도 한다. 그것은 명백한 ‘마음의 세계’다. 마음의 세계가 뇌에서 나왔다면 사랑은 뇌가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사람의 좋아하고 싫어하는 느낌은 대뇌 변연계에 있는 편도핵이 주역이 되어 만들어진다. 좋아한다는 생각이 생긴다면 그것은 편도핵이 확실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편도핵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느낌만이 아니라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투쟁 본능이나 공격 행동도 담당하고 있는데, 편도핵이 자극을 받으면 그 본능이나 행동도 자극을 받게 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할 때 동시에 그 사람은 평상시보다 투쟁적이 된다. 뇌는 연애 감정을 스스로 낳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으로써 뇌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의 효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p.116)
‘꿈은 허무하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 꿈(소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하기도 하지만, 원래는 잠잘 때 꾸는 꿈이 눈을 뜨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았지만 꿈의 일부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이 달콤한 꿈이었다면 지워진 꿈을 좇고 싶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그 꿈은 현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인가. 그렇게는 생각하기 어렵다. 사실, 꿈에 등장하는 인물과 풍경은 자신이 아는 사람이나 언젠가 본 풍경일 경우가 많다.
뇌 과학에서, 꿈은 뇌에 기억된 기억을 섞어서 합류하고 또 상상을 첨가한 것이라고 한다. 현실세계가 뇌의 회로를 지나 기억되고 그 기억이 변형되어 꿈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놀라서 잠에서 깨는 무서운 꿈도 있다. 거기에는 공포·불안 ·소망 등이 넘치고 있는데, 그것은 현실의 공포나 불안이나 소망을 어떤 형태로든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p.176)
쉽지만 쓸모 있는 책
남쏭
원문주소 : http://blog.yes24.com/document/289690
‘3일 만에 읽는’ 시리즈 중 하나다. 예전에『3일 만에 읽는 몸의 구조』를 감명 깊게(?) 읽은 후 이런 종류의 책이 우습게 보여도 꽤 유용하단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
일단은 내용의 엄밀성에 있을 것이다. 일반 독자들을 위해 쉽고 간략하게 전달하려다 보니 원래 의미와 다른 해석을 낳을 수도 있는 말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두뇌의 소모 칼로리가 하루 600Kcal 정도라고 하는데, 이것이 어떤 실험에서 나온 것인지,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실험을 했는데 그렇게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데이터들은 실험의 방법이나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그 데이터가 달라질 경우 판단과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섣불리 믿어서는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나 기획자도 그렇게 바랐을 테지만,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도 이 책 한 권으로 자신이 뇌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목표는 그저 쉽고 간략하게 요즘 나온 뇌에 대한 지식들을 전달해주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너무 어렵지도 않고 너무 시시하지도 않게, 나름의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는 책 같다. 역시나 볼 때마다 충격을 받고 흥미로운 부분이지만, 두뇌 속에 있는 화학물질들이 우리의 기분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세포 간 정보 전달을 담당하는 물질인 아세틸콜린 경우, 니코틴이 아세틸콜린의 역할을 방해함으로서 일순간 사람을 평소보다 ‘멍청하게’ 만든다는 것이나, 극한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 고통을 잊게 해주고 쾌감을 주는 물질(이름이 기억 안 남. 모르핀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등. 심지어 우울증 같은, 얼추 생각하기에 지극히 ‘심리적인’ 병도 그저 증상에 알맞은 약 한 알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 같은 건 과연 인간의 ‘사고와 심리’가 ‘정신’의 차원인가 '육체'의 차원인가, 나아가 인간의 자아나 영혼이라는 것은 그 정체가 무엇인가 하는.
대책 없는, 대책 없긴 하지만 근사하고 고상한 느낌을 주는 질문들을 던져주기도 한다. 이렇듯 흥미로운 뇌내 화학물질과 기분과의 관계 말고도 뇌에 관련된 여러 지식들이 쉽고 흥미롭게 잘 정리되어 있다. 뇌에 알고 싶다면 일단 이 책부터 한번 훑어보고 다른 서적들을 읽어보면 그 책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치 대학에서 각 전공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개론’이나 ‘입문’ 강좌를 듣는 것 같은 역할을, 별로 부담되지 않게 해줄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나 이 책 읽어”, 하면 “와우!” 하는 반응을 얻을 대단한 책은 아니지만 자기 역할에 충실한 쓸모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