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예술家산책

[스크랩] [문학]시골장

작성자영천(이장)|작성시간15.12.17|조회수113 목록 댓글 1

시골장

 

이 승 하

 

아직도 5일장이 서는 내 고향에 가면

안 그래여 머라 캐쌓노 니 자꾸 그칼래?

사투리가 그 철모르던 시절로 우리를 데려가겠지

텁텁한 막걸리가 생각나면

쌍과부 임자 없이 장사하는 술집으로 가게

술에 좀 취하더라도 시망스런 사람아

아저씨 이거 노이소 어디를 만지고 그래예

이런 소릴 들음 곤란한 일이지

재수 없으면 눈두덩이 시커멓게 멍들지도 몰라

시무룩하게 술 마시던 어떤 홀아비가

구석에서 시뻘건 얼굴로 달려나와 주먹 날릴지

이 아저씨 참 얄궂다 대낮에 와 이카노

시부렁거리더라도 실없는 사람아, 사랑해주라

그 집 김치는 분명 시굼시굼하겠지

그만 마시고 시끌시끌한 바깥으로 나가게

아직도 있을 그 장터 그 바닥

시설거리는 약장수 패와

시실거리는 꼬마 녀석들

새하얗게 머리 센 시어머니 뒤따르는

저 색시 등에는

새근새근 잠든 아이가 있고 오늘 사가야 할

실꾸리가 있고 옷가지가 있다

내가 버린 고향이 거기 있다

다시 찾지 않은 시골장이 고향에 가면 있다

씨억씨억한 사람들이 시위적시위적 살아가는

물 맑은 곳, 시퍼런 하늘의 배행기 쳐다보던

그곳이 지금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죽는 날까지 그 장터 그 바닥을

못 잊는다, 못 잊는다, 그 구릿빛 얼굴들을.

 

 

                                                                        ▲ 남창장의 장터 풍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iusm@iusm.co.kr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산촌 | 작성시간 15.12.17 가끔은 유턴도 필요하지요 이 시대가 절실함을 실감할때가 많읍니다 !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