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말
정낭에 갔지요
우리집엔 정낭이 두 개나 있지요
안정낭 바깥정낭
안정낭은 헛간 옆에 있고요
바깥정낭은 사립문 옆에 돌아 있지요
마루에서 점심 때 낮잠 자다 깨 보니
안집 해바라기 흙돌담 너머 모가지 노랗게 내밀고 있고요
할매는 안 보여
'할매-' '할매-' 배고프게 부르니 '왜'소리 모기소리만큼 들려왔어요
"할매 어디 있나?"
"여기 있다"
"어디?"
"여기"
"여기가 어딘데?"
"......."
섬돌 아래로 작은 고무신 훗딱 끌고 흙먼지 일으키며 마당으로 내려 갔지요
부엌 기웃 헛간 기웃 도리도리하다가
헛간 귀퉁이에 꺼지기 사이로 할매 살콤 보이네
거적대기 밑끝부분 젖히고 모가지 밀고 '할매!'하니
할매는 '왜 왔나?' 하더라요
할 말 없어 '똥 누고 싶어요' 했지요
그렇게 말하니 할매는 '고추 달린 놈은 바깥 정낭 가야지' 하더라요
맞다. 난 고추 달렸지
아랫도리 한번 내려보고 고무신도 바로 신고
똘방똘방 바깥 정낭에 가지요
눈 부시는 마당 지나 사립문 돌아 정낭 가지요
껌껌한 정낭까지 오기는 왔지만
내 왜 왔나 할 일 없어
정낭밖 땅바닥에 쪼그려 있으니
속까지 보이는 밥튀밥 쌀튀밥 구더기 구더기
햇살에 맑게도 반짝이며
모가지 뺐다 넣었다 요리로 요리로 오더라요
............어느 심심한 날, 꽃거지 아기장수 올림
꽃향기나는 꽃자리에 이런 걸 올려 죄송합니다~~~^^*
여기까지만 보시고 아래는 보시면 눈 피곤해지십니다.
아래는 토종말 원문입니다.
정나~ 갔지예
우리집엔 정나이 두 개나 있지예
안정낭 바깥정낭
안정낭은 헛간 옆애 있고예
바깥정낭은 삽짝 여불때기 돌아 있지예
마리-서 점심 때 낮잠 자다 깨 보이
안-집 해바라기 흘담 너머 모가지 노라이 내밀고 있고예
할매가 안 보이
‘할매-’ ‘할매-’ 배고푸게 부러이 ‘와’소리 모개이소리만쿰 들리예
“할매 어대 있노”
“여- 있다”
“어대-?”
“여-”
“여-가 어댄대?”
‘.......’
댓돌 알로 고무신 퍼떡 껄고 문지 일바시미 마다-로 니리 갔지예
정지 기웃 헛간 기웃 도리도리하다가
헛간 기티-예 꺼지기 새로 할매 살콤 보이네
꺼지기 밑끈티-재끼고 모가지 밀고 ‘할매~!’ 카이
할매넌 ‘와 왔노?’ 카대예
할 말 없어 ‘똥 누고 싶어예’ 캣지예
그카이 할매넌 ‘꼬치 달린 눔은 바깥 정낭 가야지’ 카대예
맞다. 난 꼬치 달릿재
아랫도리 함 내리보고 고무신도 바로 신고
똘방똘방 바깥 정나~ 가지예
눈 바시는 마당 지나 삽짝 돌아 정나~ 가지예
껌껌한 정낭꺼정 오기는 왔지만
내 와왓노 할 일 없어
정낭밖 땅바닥애 쪼거리 잇어이
속꺼정 비이는 밥티밥 살티밥 기더리 기더리
햇살애 맑게도 반짝이미
모가지 뺏다 엿다 욜로 욜로 오대예
.............. 어느 심심한 날, 아기장수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아기장수(대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6.12.08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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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카시아(강화) 작성시간 06.12.08 정말 그 옛날 어린시절 겨울에는 가기 싫었었는데... 추워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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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아기장수(대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6.12.08 도시의 공주 출신이 아니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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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꽃물釜山 작성시간 06.12.12 아기 장수님 덕분에 잊고 있었던 정말 옛 향기 물씬 맡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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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아기장수(대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6.12.12 감사합니다. 꽃물님도 또 시골분이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