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정미조가 노래 할땐 개여울이라는 근사한 말을 쓰드만 난 그냥 "개울가" "또랑"이 더 정겹다.
멀리 대성산아래 길게 뻗어 내려온 개울이 여럿 있다.
굽이굽이 능선을 따라 산등성이가 생겨났고 그아래로 길게 개울이 흐른다.
아침에 그중 한 개울을 따라 올라가 보았다.
버들개지가 한창 피어났고 물소리가 정겹게 들려 바위를 들치면 가재, 버들치가 튀어오를것 같다.
소소한 바람이 귓가에 머물어 봄기운을 느끼게 해주고 싱그러운 내음이 몸속 가득히 퍼진다.
멀리 마을분들 몇몇이 허리를 굽히고 야생 돼지감자를 싹이트기 전에 캐고 있다.
일명 뚱단지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 효력을 발하는 것으로
어릴적에 눈밭에서 캐먹었던 기억이 있다.
달작지근하고 아삭아삭한것이 요즘 야콘의 맛과 비슷한듯하다.
그저 장난삼아 캐먹곤 하던것이 요즘은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고 난리들이니
우린 어릴적부터 보약을 먹고자란 것이 아닌가말이다.
지금까지 틈실하니 제자리를 지키고 일하는 것도 그덕이 아닌가 싶다.
돌아래 틈새를 뚫고 달래가 힘차게 올라온다.
마을이 바빠지면서 들판이 온통 먹을거리로 가득찼지만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냉이 쑥 달래 민들레 미나리 .....
아침나절 잠깐...저녁나절 잠깐 먹을거리를 뜯어다가 먹고 남는것은 냉동실에 쌓아둔다.
입맛 돋우기에 안성맞춤이리라...
나비가 나풀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어린아이들이 뛰노는 듯하다.
어린아이 울음이 거의 없는 마을에 8개월짜리 어린아이가 한명있다.
동네 엄니들의 장난감이다.
서로 안아주고 예쁘다고 쓰다듬어 주고 애 엄마가 안아볼 틈도 없다.
아랫니가 앙징맞게 솟아올라 그 귀여움이라니....
버들개지꽃 사이로 꿀벌들이 날고
봄은 봄인가 보다.....
구찌뽕나무를 신청했더니 어제 도착했다.
산목하여 뿌리내림한 후 올 가을 홍천에다 심을 예정이다.
마사토와 볍씨뿌릴 때 쓰는 거름을 사용하여 비닐을 덮어 주었다.
동네에서 하나씩 얻어온 꽃나무들이 봉긋이 열릴 준비를 한다.
돌틈을 따라 꽃잔디를 사다 심어야겠다.
이른아침 이슬이 지기전 민들레 잎새를 뜯는데
군인 아자씨들이 길게 줄지어 군가를 부르며 마을로 걸어오더니 대민지원을 나온 모양이다.
아들같은 친구들이 넘 이쁘다. 뽀송뽀송한 머리털을 날리며 젊음이 저렇듯 싱그럽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서태후(서울) 작성시간 10.04.22 살아있는 시골풍경.......
사람냄새가 나는 자연의조화로움이네요^*~
저또한 또랑.....또는 신작로 같은 단어가 참 좋습니다. -
작성자우렁이 작성시간 10.04.22 에~~~고~~~~~~시골생각이 간절하고 엄마,아빠 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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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금강초롱(강릉) 작성시간 10.04.22 글을 아주 맛깔스럽게 쓰셨네요
따라서 개울가도 걷고 나물도 캐고 함께 한듯 즐거웠습니다~~~ -
작성자겨울아이(경북) 작성시간 10.04.23 개울물이 졸졸 흐르고 밑에는 갈색 개구리가 헤엄치고..동시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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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혜경 작성시간 10.04.25 무슨 책속의 구절을 읽는듯 정겹습니다 글잘쓰는 분들 정말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