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육식으로 아빠는 가능한 어류라는 우리 집 식단의 방침에 따라
오늘 저녁의 메인은 스테이크 고기와 조기를 이용한 김치찌개였다.
그런데 정작 네 식구가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시작하니
어느새 김치찌개가 스테이크 고기를 젖히고 모두가 선호하는 메인디쉬가 되었다.
이는 결코 광우병에 대한 괘념으로 인해 고기반찬에 수저를 저어함은 아니고
아빠가 맛있게 먹으니 애들이 따라서 먹는 것 뿐이다.
우리 집 녀석들은 따라쟁이다. ㅋㅋ
특히 아들녀석이 점점 나와 먹는 취향이 닮아간다.
돌이켜보면 나도 유시 적에는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음식이
유난히 맛있게 느껴져 어머니의 눈총(?)을 무릅쓰고 열심히 먹었다.
그 덕분에 지금도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구수한 된장찌개나 청국장, 두부찌개,김치찌개는
나의 삶의 일부분이 되어 버렸다. ㅋㅋ
이제는 부모님과 식사를 함께 하는 기회도
일년에 몇 번 있을까 말까한 처지가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헤아릴 수 없으나,
이렇게 미각은 또 미각대로 집안의 내력으로 이어가는 가 보다.
물론 몇십년이 지나도록 한결같은 맛과 미각을 유지할 수 있음은
어머님의 정성과 사랑과 노하우가 만들어 내는 장에 있음을 잊을 수 없다.
20여년 일본에 있을 때는 김장철 외에도 언제나 각종 김치를 비롯하여
고추장 된장 등의 장류, 깻잎과 장아치 등등의
각종 밑반찬도 전부 공수를 해주시어
우리 집 식탁의 반찬은 할머니표가 반 이상을 차지했었다.
헌데 이곳 미국은 너무 멀고 비싸니까 보내지 마세요
라고 했는데...... 어머님의 장맛이 그리워진다.
이곳에도 한인슈퍼가 있어 무엇이든 손쉽게 구할 수는 있으나
어찌 그 장의 깊고 오묘한 맛이 어머니의 그것을 따라갈 수 있으리요.
비단 오늘이 어버이 날이라서가 아니라
언제나 한끼 식사를 하면서도
부모님의 손길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식탁이기에
늘상 감사한 마음과 함께
이제는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을 괘의하며
두 분의 만수무강을 진심으로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