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또다른 애칭 마매니아(마라톤 매니아)로써 항상 나의 뜀박질에서 마주치는 반환점을 돌고 결승점을 향하고 있는 그런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한해의 반을 보내고 새로운 반년을 맞이하면서 나를 닮은 사람들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면서 재점검을 하고 다시 힘을 얻곤 한다.
마라톤에서도 반환점을 돌기 직전과 결승점을 남겨둔 2/3 구간이 내 경험으로는 가장 힘이 드는 코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 그럴까하고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한해의 반을 보내면서 진지하게 한번 생각을 해 보았다. 몸의 컨디션이라면 오늘은 이 구간에서 힘이 들고 어제는 저 구간에 에서 힘이 들어야 하는데 항상 힘이 드는 구간이 동일한 위치인지라 내 나름대로 그것은 마음이 지어낸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항상 뛰는 코스이지만 사람은 뛰면서도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생각이라는 놈은 몸뚱아리가 힘들거나 기쁠 때 솟아 오르는 허상=허깨비와도 같은 것이다. 똑같은 행위를 하는데도 몸이 평온한 상태에서는 그런 허상=분별이 올라오지 않지만 뭔가가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몸이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자꾸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를 받아 주기에 고통이 수반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달리는 코스에서 내가 힘들어 지면 난 내 몸뚱아리에게 달래기도 하고 얼래기도 하는 나만의 체면을 건다. 달래는 방식은 그래 XX야!! 너 많이 힘들지~ 하지만 이 순간만을 한번 참아 봐~~ 그러면 또 달콤한 순간이 다가 올꺼야~~~ 그래 참 잘하고 있어~~~~ 대견스런 XX야~~~~~ 넌 대단한 사람이야~~~~~~ 하면서 내 복부를 손으로 어르만져 주면서 다정스럽게 나를 다독거려 준다.
그리고 얼래는 방법은 나에게 혼을 내는 방식으로 야! XXX!!~ 너 그 따위 밖에 못해~~ 뭐가 그리 힘든다고 죽을 상을 하고 난리야~~~ 너 같은 놈은 너가 살아 온 세월 속에서 지은 업보를 생각하면 그 이상의 고통을 받아야 할 놈이잖아~~~~ 이 병신같은 놈아~~~~~ 더 힘을 내란 말이야~~~~~~ 하면서 내 귀싸대기를 후리치기도 한다. 남들이 내 마음을 훔쳐보기라도 하면 다들 미친놈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몫이고 내 인생은 내 몫인 것이다. 어떠한 방식이던 누가 일러준 것도 아닌데 내 스스로 뜀박질을 하면서 고안한 나만의 나 달래기 방법이자 체면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방식을 쓰는 이유는 그 고통의 순간을 잊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마음공부를 접하면서 생각을 끊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듣고 있지만 아직도 실천이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론적으로 생각해 봐도 치밀고 올라오는 생각을 하지 않거나 끊어 버리면 희비도 작용하지 않을 것을 자꾸 만들어 놓고서는 그것을 없애려고 하는 병주고 약주는 것이 나의 습성이자 나를 닮은 사람들의 버릇이 아닌가 싶다. 지금껏 마음공부를 접해 오면서 내가 가장 어려운 부분은 너와 나 그리고 이 우주의 모든 것이 하나이기에 그 모든 것이 잘되고 이롭게 해 주어야 너가 잘된다고 하는 이 대목과 올라오는 생각을 끊으면 그것을 또렷이 쳐다보는 놈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이 대목이 나에게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만 당장 취하겠다는 그 욕심과 집착이 나를 피곤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올해의 반환점을 돌면서 문득 생각이 떠 오른다. 마라톤에서도 오버페이스는 쥐약이듯이 마음공부에서도 욕심은 사약인듯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상반기를 되돌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반성하고 하반기를 경건한 마음으로 받아 들여야지 하는 다짐의 글을 쓰려고 한것이 어찌 쓰다가 보니 삼천포로 빠져 버린 것 같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전하고져 하는 핵심 메세지는 장거리를 오버 페이스하지 않고 잘 달려 온 나 자신에게 찬사를 보내며 남은 후반의 코스도 열심히 달려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골인하는 2017년의 마지막 날엔 뿌듯한 마음이 한없이 솟아 오르도록 할 것을 다짐하면서 하반기에는 절대 나를 어루지 않고 달래는 방식으로 맞이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