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활과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교 활동
8. 선교 활동은 또한 인간의 본성 자체와 그 열망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사실 교회는 그리스도를 선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인간의 조건과 온전한 소명에 대한 참진리를 보여 준다. 그리스도께서는 형제애와 진실과 평화의 정신으로 차 있는 이 새로운 인간의 기원이시고 그 전형이시며 또 모든 사람이 이 새로운 인간을 열망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또 복음의 선포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교회는 인종과 민족의 온갖 특이성을 초월하며, 따라서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이방인으로 여겨질 수 없다.46) 그리스도께서 바로 진리이며 길이시다. 모든 사람의 귀에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려 주는 복음 선포는 모든 사람에게 이 진리와 길을 열어 준다. 그리고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으므로47) 그리스도의 말씀은 동시에 심판과 은총의 말씀이며 죽음과 생명의 말씀이다. 실제로 우리는 오로지 묵은 것에 죽음으로써 새로운 생명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은 먼저 인간에 대한 말이지만 또한 인간이 지은 죄와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의 표시를 지닌 이 세상의 갖가지 재화에 대한 말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느님의 영광을 잃었다"(로마 3,23). 인간은 아무도 자기 혼자서 자신의 힘만으로는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초월하지 못하며, 아무도 자신의 연약함이나 고독이나 예속에서 완전히 풀려나지 못한다.48)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모범이시며 스승이시고 해방자이시며 구원자이시고 생명을 주시는 분이신 그리스도를 열망하고 있다. 참으로 복음은 인간 역사에서 현세적으로도 자유와 진보의 누룩이 되었으며 또 언제나 형제애와 일치와 평화의 누룩으로서 드러난다. 그러기에 당연히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만민이 고대하는 분, 만민의 구원자"로 경하한다.49)
------------------------------------------------------------------------
46. Maximum Illud, AAS 11(1919), 445. "하느님의 교회는 보편적이므로 어떠한 종족이나 민족에게도 이방인이 아니다."; 요한 23세, 회칙 「어머니요 스승」: "교회는 신권으로 모든 민족에게 다가가는 보편 교회다. ...... 교회가 어떤 국민의 혈맥 속에 활력을 불어넣을 때, 교회는 결코 그 국민에게 외부로부터 강요되는 어떤 제도일 수 없으며 교회 자신도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 따라서 그들은 옳고 선하다고 보는 것은 무엇이든지 인정하고 실천한다."(여기서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이다.). 1961.5.25., AAS 53(1961), 444.
47. 요한 3,18 참조.
48. 「이단 반박」, 3, 15, 3항, PG 7,919. "진리의 선포자이며 자유의 사도들이다."
49. 『로마 성무일도』, 12월 23일 저녁 기도 성모의 노래 후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