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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땐 그랬지 - 펜팔의 기억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4.07.23|조회수1 목록 댓글 0
펜팔을 아십니까! 여러분?..
아시는 분들은 노털들..^^

말 그대로 Pen으로 친구(pal) 를 사귄다는 것..
옛날에...학교 다닐 때 엄청 유행했습니다.




1. 해외 펜팔
외국 친구를 사귄다고 영어가 짪으니 교본을 사다가 영어로 써 보내느라 실력이
일취월장, 경비가 만만치 않아 나는 포기...

중2때 짝이 싱가폴 여학생 사진을 
보여주는데 너무 이뻐 부러워 죽겠더군요(그 친구 아버지는 국회의원 급, 우리 아버지는 건설회사 자재계장... 아 ! 아버지...! 흑! )

2. 그래서 국내 펜팔로
대중 가요책 뒤에 붙은 주소록에 여학생 같이 보이면 편지를 써 보냅니다.
80년 봄, 고교 친구 창식이가 긴밀히 일요일에 시간 좀 내랍니다.

2년 펜팔로 사귄 여학생을 '어린이 대공원' 후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 한 명 더
데리고 나온다고 ..나를 데려 가는것.




사진은 없고 받은 편지 한 꾸러미를 보여주며 '이런 글을 쓴 여학생 이니 얼마나 예쁘겠냐'고 며칠 간 함박웃음이 떠나질 않더군요.

'...나도 친구는 잘 사귀었다고 들뜸...^^'





3. 드디어 그날
옷이 교련복, 교복 밖에 없던 우리는 창식이는 제대한 형의 예비군복을 개량해 입고
나는 당시 춤바람이 난 형의 무대 의상( 반짝이가 주렁주렁 달린 옷에 하얀구두, 
분홍셔츠 빠박머리... ㅎ 웃긴 모습 ㅎ ㅎ)을 훔쳐입고 어린이대공원 후문으로 ㅡ





두 시간 전에 도착해 보니 4월 궂은비가 주룩주룩... 
지나는 사람은 없고 춥더군요.

시간이 되자 멀리서 뚱뚱해 보이는 여학생 둘이 우리쪽으로...

'창식아! 쟤네들 아냐?"

"아냐 절대! 
그럴리 없어!'

창식이 안색은 벌써 창백해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녀들이 다가와 묻더군요.

"혹시 창식씨?"

'헉..'

"저 창식이 아닙니다"

하고 창식이 
갑자기 도망쳐서... 나도 따라 뛰었다.

그후 창식이는 펜팔은 절대 안 하고 지금도 언어 장애를 안고 산다.
충격이 커서...^^




나는 집에 와서 형한테 무지 얻어터졌다.

이런 부작용이 심해 펜팔은 멸망하고 대중 가요책도 거의 단종...
아이고 길어..


실제 '서울의 봄' 80년 4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나의 시에 나오는 창식이 ...

'창식아! 나 배신했어도 좋으니 말 더듬지 말고 오래오래 행복하렴...'

- 옛 친구가 -




배신 1
군에 가기 전 사귄 예쁜 직장인에게 '
유학 간다' 뻥치고 기다려 달라 했다. 오케이ㅡ

'방위' 생활하던 창식이에게 잘 관리 해 달라 
부탁했는데
몇 번 메신저 역할하다가 
다 까발리고 자신이 사귄다. ㅎ

'잘 사귀어 봐라. 그녀 얼굴도 기억 안 난다.'
축하해 줬는데 결국 쫑...기타 등등..

그래도 행복해라 애들은 
잘 키웠으니 나는 찾지 말고 ...
80년 봄은 
기억하자. 하하하





펜팔로 사귄 상대를 만날 확률은10% 이하
밴드나 카페 친구들을 직접 만날 확률은 5% 이하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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