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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화투 48장에 숨겨진 비밀 -- 화투(花鬪)는 ‘꽃들의 싸움’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3.07.01|조회수0 목록 댓글 0

몇 년 전, 국내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성인남자들에게 “여가시간 때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이 무엇이냐?”라는 설문조사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압도적인 표 차이로 1위를 차지한 것이 ‘고스톱’이라는 화투(花鬪)놀이였다.
한국인들은 으레 세 사람 이상만 모이면, 어디서든지 고스톱 판을 깐다. 
심지어 신성한 국회의사당 내에서 고스톱 판을 벌인 국회의원들 까지있을 정도다. 

정치현장까지 노름판으로 격하(格下)시킬 만큼의 위력을 지닌 화투이고 보니, 
어쩌면 우리나라 전체가 ‘고스톱 공화국’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정작 화투 48장의 실체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화투에 숨겨진 일본 문화의 비밀코드에 대해서는 
하등의 지식을 갖지 못한 채, 그들이 전해준 고스톱에 목숨을 걸고 있으니
실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月별로 각각 4매씩 총 48장으로 구성된 화투는 
일본 문화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화투의 낱장 하나하나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거기에는 일본 고유의 세시풍속, 월별 축제와 갖가지 행사, 풍습, 
선호, 기원의식, 심지어는 교육적인 교훈까지 담겨져 있다.

‘꽃들의 싸움
(어떤 분들은 화투를 ‘화토’라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화투를 고안해낸 사람은 일본인이다. 그들은 화투를 화찰(花札,)  
일명 하나후다(はなふだ)라고 불렀는데, 19세기말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뱃사람들에 의해
한국에 유입되면서 화투로 불리게 되었다.

일본 화투가 수입되기 전까지, 조선에서는 숫자가 적힌 패를 뽑아 
우열을 겨루는 ‘수투(數鬪’)가 널리 행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 화투가 들어오면서부터
수투가 화투에 밀려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것을 보면 단순한 숫자보다 세련된 이미지(꽃그림)를 좋아하는 것은 
1세기 전의 사람이나 요즘 사람이나 비슷한 것 같다

 

화투의 의미 1 – (1월 = 송학 = 삥)

우선 1월의 화투는 보는 바와 같이 20점짜리 삥광光, 5점짜리 홍단, 

그리고 2장의 피로 구성되어 있다. 

세칭(世稱 )삥광의 화투 문양을 보면 1/4쪽 짜리 태양, 1마리의 학鶴, 
소나무, 홍단 띠가 나온다. 여기서 태양은 신년 새해의 일출을, 
학은 장수長壽와 가족의 건강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는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적 코드다. 

1월의 화투에 소나무가 등장하는 이유는 가도마쓰(門松; かどまつ)
행사에
소나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1월에 맞이하는 일본의 대표적 세시풍속인 가도마쓰는 일본인들이 
1월 1일부터 
1주일 동안 소나무를 현관 옆에다 장식해 두고, 
조상신과 복을 맞아들이기 위한 일련의 행사를 의미한다. 

또 학을 의미하는 츠루(鶴; つる)가 소나무를 뜻하는 마쯔(松; まつ)의 
말운(末韻)을 이어 받는 것도 일본식 풍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1년 열두 달 중에서 8월과 11월을 의미하는 화투 팔八과 오동(세인들은 

오동을 똥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오동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달의 5점짜리 화투에 등장하는 청․홍색 띠는, 
일명 ‘단책丹冊’이라고 하는 종이다. 일본에서는 하이쿠(俳句; はいく)라는 
일본의 전통 시구詩句를 적을 때, 그 종이를 사용하며 크기는 
대략 가로(6cm)×세로(36cm) 정도가 된다. 

이것 또한 일본인들이 시를 짓는 풍류의식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청색과 적색에 관한 
한․일 양국 간의 시각차이다. 한국에서는 빨간색이 사망, 공산당, 화재 등과 
같이 부정적 인 의미를 갖지만, 일본에서의 빨간색은 쾌청한 날씨, 
경사慶事스러움, 상서로움을 나타낸다. 

그런 점에서 화투 일, 이, 삼의 5점짜리가 홍단의 구성요소라는 것은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1, 2, 3월이 매우 상서로운 달임을 시사해 준다고 할 수 있다

화투의 의미 - 2월 매조

2월 매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월 솔도 읽어 봐야 한다.

2월을 나타내는 화투의 문양에는 꾀꼬리와 매화가 나온다.

2월의 화투에 매화가 등장하는 이유는 일본의 매화 축제가 

2월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매화 축제는 이바라키현 미토의 가이라크 
매화 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매화 공원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또 꾀꼬리는 ‘우구이스다니’라는 도쿄의 지명地名에도 

남아 있을 만큼 일본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새다.

한 가지 의아한 것은 꾀꼬리가 봄철이 아닌 2월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철새인 꾀꼬리가 일본으로 되돌아오는 시점은 
대체로 4월 이후라고 한다. 그런데도 2월의 화투에 꾀꼬리가 그려져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아직까지 그 의문을 시원스럽게 풀어줄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꾀꼬리와 매화가 봄의 전령사임을 노래하는 대표적 시어詩語인 
동시에 꾀꼬리의 일본어 표기인 우구이스(うぐいす)와 매화를 뜻하는 
우메(うめ)간에 두운頭韻을 일치시키려는 일본인들의 풍류의식을 
반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화투의 의미- 3월 벚꽃 = 사꾸라-

일본의 벚꽃 축제는 3월에 최고 절정에 이르기 때문에, 3월의 화투문양은 
온통 벚꽃(일본인들은 벚꽃을 사꾸라 꽃이라고 명명한다.)으로 가득 차
있다. 

삼광光의 벚꽃 밑에 그려진 것은 만막(慢幕; まんまく)이라는 휘장인데, 
그것은 지금도 일본인들의 경조사 때에 천막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휘장 속에는 벚꽃을 감상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상춘객들이 놀고 있을 테지만, 
삼광의 화투에서는 그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화투의 비밀 - 4월은 ‘흑싸리’가 아니라 ‘등나무 꽃’이다!

4월은 일본에서 등나무 꽃 축제가 열리는 계절이다. 
그래서 4월의 화투 문양은 등나무 꽃(보라색을 띤 등나무 꽃은 마치 
포도송이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등나무는 일본 전통시의 시어(詩語)로 쓰이는 여름의 상징이며, 
4월의 화투 10점짜리에 그려져 있는 두견새(뻐꾸기) 역시 일본에서 
시제詩題로 자주 등장할 만큼 일본인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등나무 꽃을 한국 사람들이 
‘흑싸리’로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흑싸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빗자루를 만드는 재료로 활용되는 
싸리나무의  색깔은 녹색이며, 가을철에 그것을 베어 햇볕에다 말리면 
갈색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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