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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죽일 수밖에 없을까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3.05.30|조회수1 목록 댓글 0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절을 다니고 있습니다.
불살생에 대해 질문드리려고 하는데요,
저는 어렸을 때 개구리나 벌레도 많이 죽였고, 물고기 잡는 것도 좋아했어요.
어디 놀러 가면 고기 잡아서 매운탕도 끓여 먹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 때 부턴가 그게 불편해진 거예요.
고기 먹는 거, 육식도 불편해지고..
해충도, 파리나 모기도 죽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해충은 죽이는 게 당연한데..
 
▒ 답
누가 봤을 때 죽이는 게 당연해요? 사람들이 봤을 때? (네..)
파리한테 물어보세요? 당연한지? (걔네는 안 당연하죠)
모기한테 물어보지.. (걔네는 아프겠죠..)
그러니까 당연하게 죽일 수는 없어요.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할 수는 없어.
그런데 또 우리가 안 죽이고 살 수도 없는 게 현실 아닙니까?
그래서 가능하면, 최소한으로 죽이고 살아야 합니다. 가능하면..
일부러 죽이고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런데 고기를 잡아서 삶아도 먹고, 구워도 먹고..
지져도 먹고, 회도 쳐 먹고 이랬잖아? 그죠? (예)
그런데 저 지옥 가면 어떻다고 그래요?
칼로 베기도 하고, 불로 태우기도 하고, 뜨거운 물에 담그기도 하고
쇠꼬챙이로 찌르기도 하고 그런다고 하잖아요? (예)
나도 그랬으니까.. 나도 좀 당하면 되잖아요? (ㅎㅎ)
왜 웃어요?
그러니까 그런 거 안 당하려면 내가 그런 거 안 해야 하고
그런 거 했으면, 그런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래서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다치거나 할 때
그런 걸 그냥 받아들이면 돼요. '그래, 내가 그동안 다른 생명을 많이 죽였는데
요 정도도 어떻게 안 받고 살겠느냐.. 아이고 이 정도가 다행이다..'
이렇게 좋게 생각하는 버릇을 자꾸 키워야 돼요. (네)
잡을까 말까.. 이게 중심은 아녜요.
자꾸 신경만 쓰는 거지.

(사람들하고 놀러 가면.. 바닷가에 가면 조개를 잡아 먹기도 하고 그러는데
새우라든가 그렇게 살아있는 생물을 먹는데, 언제부터인가 자꾸 안 먹어지는 거죠)
안 먹는 건 좋은 일이에요. 내가 안 먹는 건 좋은 일인데,
다른 사람이 먹는 거 갖고 시비할 필요는 없어요.
그건 그 사람의 업이지, 내 문제는 아니니까..
남이 먹는 식성 가지고 시비하면 안 돼요.
내가 먹는 건 내 문제니까, 가능하면 나는 안 먹는 쪽으로 가고
딴 사람 먹는 건 그 사람 식성이니까 용인하고.. 그러면 돼요.

똑같이 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남이 잡으니까 나도 잡아야 한다 이럴 필요도 없고
내가 안 먹으니까 너도 안 먹어야 한다 이럴 필요도 없어요.

(그럼 해충에 대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해충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도저히 불편하면 잡고 
잡으면 이제 과보를 각오해야지.
나도 나중에 나보다 더 큰 거인한테 파리채로 잡힐 각오를 해야지.. ㅎㅎ.

그걸 불편해 하는 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녜요.
잡긴 잡으면서 불편해 하지 말고
잡으면 '과보를 받겠습니다' 하면 되고
과보를 받기 싫으면 안 잡으면 돼요.
불편해 하는 건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그래서 계율에.. 살아있는 생명을 뭐라고?
'함부로' 죽이지 마라..
함부로만 안 죽이면 돼.
재미로 죽이거나.. 이러면 안 돼요.
 
* 남방불교 스님들은 잠자리채 같은 걸로 모기를 잡아서 밖으로 내보낸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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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운남고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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