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잔브람 스님 법문 중에서] 교도소에 법문을 하러 간 스님에게 죄수들이 물었다. "호주의 절에서 스님으로 사는 것이 어떻습니까?" 스님이 하루 일과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그러나 의무는 아닙니다. 더 일찍 일어나도 되지만 늦게는 안 됩니다." 죄수들은 놀랐다. 철통보안 교도소에서도, 심지어 살인자도 6시에 일어난다. 그리고 스님들이 아침에 무엇을 먹는지 물었다. "죽 한 그릇이 전부입니다." "그게 전부라구요? 교도소에서도 베이컨, 달걀, 와플, 국수.. 먹을 게 아주 많습니다." 아침 먹고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열심히 일합니다." 스님들은 청소도 하고 정원도 가꾸고, 필요한 것을 만들며 힘든 일을 많이 한다.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를 들은 죄수들 반응은, 자기들에게도 그렇게 못 시킨다는 것이었다. 점심으로는 무엇을 먹는지 물었다. "모든 음식을 발우 하나에 담아서 먹습니다." 한국에서처럼 그릇에 따로 담아 먹지 않는다. 스파게티 위에 딸기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먹어야 할 때도 있다. 어차피 먹으면 속에서 다 섞일 것인데, 밖에서 먼저 섞었을 뿐이다. ㅎㅎ 죄수들은 또 충격을 받았다. 독방이라도 식판에 따로 담아 먹기 때문이다. 점심 먹고는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오후 내내 명상을 합니다." 탁구나 축구 같은 건 안 하는지 물었다. "안됩니다. 스님들은 축구를 못합니다. 왜냐 하면 축구를 하면 불교 규칙에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편이 공을 원하면 내려놓고 줘야 합니다. 상대편이 골을 못 넣으면 대신 골을 넣어줘야 합니다. 자비심을 발휘해서 상대편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저녁 후에는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저녁은 먹지 않습니다. 점심으로 끝입니다." 호주 교도소에서는 아침 먹고 차 마시고, 점심 먹고 차 마시고, 저녁도 먹는다. 저녁 시간에는 무엇을 하느냐고, TV라도 보는지 물었다. "아닙니다. 절에는 TV가 없습니다. 명상을 합니다." 언제 침대에 눕는지 물었다. "절에는 침대가 없습니다. 그냥 바닥에서 잡니다." 교도소에는 아무리 나쁜 죄를 짓고 들어와도 침대는 준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호주의 스님 생활과 교도소 생활을 비교했다. 그때 한 죄수는 자신의 처지도 잊고, 스님 생활이 너무 안되었다며 차라리 교도소에 들어와 함께 사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한국은 어떤지 몰라고 호주 교도소는 절보다 더 안락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가며 절에 들어오려 하고 반대로 교도소에서는 밖으로 나가기만 손꼽아 기다린다. 교도소와 절의 차이는 무엇일까? 딱 하나이다. 교도소는 있고 싶어 하지 않고, 절에는 있고 싶어 한다. 있고 싶지 않은 곳이라면 어디나 교도소이다. 지금 직업이 싫으면 그것은 교도소이다. 결혼 생활이 싫으면 결혼이 교도소이다. 육신이 늙고 병들어 아프면 육신을 교도소처럼 느낀다. 그 안에 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명상을 할 때에도 싫어하고 다른 데 갈 생각을 하면 명상도 교도소와 마찬가지이다. 살면서 만들어내는 수많은 교도소를 탈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직업을 바꿀 필요는 없다. 배우자를 바꿀 필요도 없다 아내와 헤어지고 새로운 아내를 얻는다면 아주 중요한 것을 배울 것이다. 여자는 다 똑같다. 차체는 다르지만 엔진이 똑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것 대신 새로운 것을 얻어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으로는 교도소에서 탈출하지 못 한다. 교도소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내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 있고 싶지 않다'가 아니라 '여기에 있고 싶다'로 바꾸는 것이다. 이 어려운 직업에 있고 싶어 하면, 힘들고 어렵지만 많은 것을 배운다. 나는 절이 불편하지만 있고 싶어 하기 때문에 행복하다. 자유는 태도의 변화이다. 늙고 병들 수 있다. 그래도 그 안에 있으면서 행복할 수 있다. 아픈 것이 단점만은 아니다. 우선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 하루 종일 침대에 있어도 된다. 사람들이 온종일 돌봐주고, 찾아와서 선물도 준다. 아픈 것에도 장점이 많다. 다음에 아프게 되면 즐기기 바란다. 이것이 이 자리에 있고 싶어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자유로울 수 있다. 또 다른 곳을 바랄 때마다 교도소를 만들고 있는 것이고 이 자리에서 행복하면 어디에 있든 자유롭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할 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잔브람, 괜찮아.. 피곤해도 괜찮아. 피곤해서 행복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행복하면 늘 자유로울 수 있다. 길을 가다 개똥을 밟으면 그냥 긁어내지 말고 집에 가서 사과나무 아래에서 긁어내야 한다. 그러면 1년 뒤에 아주 맛있는 사과를 먹게 될 것이다. 그 사과를 먹으면서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나?' 개똥을 먹고 있는 것이다. 그 개똥이 달고 맛있는 사과로 변해 있는 것이다. 인생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 어려움에 행복해 해야 한다. 사과나무에 줄 개똥이 많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의 어려움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그러므로 어려운 때를 만나더라도 반가워해야 하고, 그 자리에 있음에 행복해 해야 한다. 어디에 있는 그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 그대로 행복해 하기 바란다. 이것이 자유로워지는 비결이다. 한 번은 일본에 갔었는데 주최측에서 6성급 호텔을 마련해 주었다. 그렇게 호화로운 방은 난생 처음 보았다. 방마다 커다란 TV가 있었지만 나는 보지 못했다. 방에는 '미니바'가 아니라 '맥시바'가 있었지만 마실 만한 것은 없었다. 스위트룸에는 월풀 욕조도 있었지만 아무 버튼이나 눌렀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그것도 사용하지 못했다. 모든 사치가 나에게는 낭비에 불과했다. 다음 일정까지 네 시간 동안이나 방에 있었는데 함부로 나갈 수도 없고.. 그러면서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지금 감옥에 갇힌 거야. 나 지금 감옥에 갇힌 거야..' 나는 6성급 호텔방을 감옥으로 만들 줄도 안다. 이렇게 천상에서도 지옥을 만든다. 있고 싶지 않으면 그렇다. 그러다가 다행히 정신을 차렸다. "답답하네, 아잔브람. 그냥 즐기면서 명상하면 되잖아."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하자 TV도 월풀욕조도 미니바도 사라지고 다시 숲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나는 그렇게 감옥에서 탈출했다. -햇빛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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