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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벌일까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2.12.20|조회수0 목록 댓글 0


법상스님께서 소개해 주신 어떤 보살님의 사연..
큰아이를 낳고 심한 우울증을 겪어 일상생활도 힘들고 건강에도 문제가 생겼고
셋째를 임신했을 때는 약을 잘못 먹어 임신중절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그 후로 심한 우울증과 죄책감으로 공황장애까지 오고..
'나는 벌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는 생각, 죄책감, 불안감으로 알상생활도 힘들고
남편과 아이들도 많이 힘들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절수술 후에 자궁에 혹이 생겨서 수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
난소에 물혹까지 생겼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중절수술을 해서 큰 벌을 계속해서 받는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합니다.

스님께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잘했다 잘못했다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어차피 일어난 일입니다.
진지하게 한 번 참회하면 될 일을.. 수십 년 동안이나 그런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보살님은 그렇게 괴로워하다가 
스님의 법문을 만나고 108배도 하면서 마음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아, 그 생각이 망상이로구나.
그 일 때문에 천벌을 받는다는 것은 내가 일으킨 생각일 뿐인데 내가 거기에 사로잡혀서
나 스스로를 나를 묶고 괴로워했구나.' 그야말로 자승자박도 아니라 무승자박(無繩自縛)이있던 것..
그 누구도 나를 묶지 않았는데 자기 스스로 자신을 꽁꽁 묶은 것..

스님의 말씀입니다.
"마음공부를 하면 괴로움의 원인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내가 이 생각 하나를 철석 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괴로웠구나.'
'어떻게 이럴 수 있죠? 이렇게 허망할 수가 있죠? 저는 지금까지 도대체 뭘 하고 산 거죠?
평생 동안 이거 붙들고 살아왔는데, 이것이 허망한 망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보니까
그동안 왜 그렇게 힘들어 하고, 가족들도 힘들게 하며 살아왔는지..
이제는 너무나도 자유롭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보살님은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밀쳐내려고만 했는데, 피하거나 도망가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허용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것 자체가 진리였구나. 내가 힘든 것도 진리였구나. 아무런 문제도 없구나.
그럼 O,K.. 지금 힘든 거, 그대로 힘들어 해 주자~'
 
그것을 허용하고 온전히 경험해 주기 시작하자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그랬더니 몸도 편안해지고 건강도 나아져서 물혹도 없어지고
자궁에 있던 작은 용종도 관리만 잘 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완벽을 고집하지도 않고, 자식들한테도 닥달하지 않고..
그렇게 상당히 여유있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님의 말씀입니다. "진짜 삶이 시작된 겁니다.
취사선택 하며 자승자박 하는 삶, 내가 유위조작 하며 만드는 삶을 살아오다가 
취하거나 버리려 하지 않고, 그런 마음을 탁 내려놓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삶을 100% 살기 시작한 겁니다."
 
저는 이 법문을 들으면서 모건 프리먼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새는 나는 게 아니라 바람을 타는 것이며
물고기는 헤엄을 치는 게 아니라 물에 실려 가는 것이다.
삶을 통제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을 그치고
인생의 파도를 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죄의식과 관련해서..
아, 천수경 말씀이 이런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죄무자성종심기 심약멸시죄역망 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時罪亦亡
 죄망심멸양구공 시즉명위진참회 罪亡心滅兩俱空 是則名爲眞懺悔"
 
- 햇빛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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