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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불교의 핵심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3.07.03|조회수1 목록 댓글 0

 

 

 

불교의 두 축은 윤회와 해탈이다. 윤회는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모습이고 해탈은 불교수행의 목표다.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을 해탈 또는 열반이라고 부른다. 만일 고대 인도의 순세파나 현대의 유물론자들의 주장과 같이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고 내생이 없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해탈을 지향하는 불교수행은 무의미할 것이다.

 

어떤 생명체든 죽으면 반드시 다시 태어나게 마련이고, 그렇게 태어나 살아가야 하는 생명의 세계는 궁극적으로는 괴로운 곳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으려면 삼독의 번뇌를 제거하여 윤회의 세계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자비희사의 사무량심을 닦아서 다른 생명체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길러야 한다.

 

만일 윤회가 없다면 순세파에서 가르치듯이 ‘남에게 빌린 돈으로 호의호식하면서 살다가 눈을 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윤회를 보셨고 윤회를 가르치셨다. 보리수 아래에서 열린 세 가지 신통력 가운데 숙명통과 천안통은 윤회에 대한 통찰이었고 누진통은 해탈과 열반의 자각이었다.

 

혹자는 “윤회도 없고 열반도 없다”든지, “지옥이나 천상 모두 우리 마음이 만든 것이다”라는 가르침에 근거하여 윤회를 부정하지만 이는 큰 잘못이다. “윤회와 열반, 지옥과 천상이 모두 없다”는 것은 궁극적 진리인 진제(眞諦)를 표현한 말이다. 지금 내 눈 앞에 확연히 보이는 책상과 같이 지옥도 있고 천상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 “나도 없고 책상도 없다”면 - 그렇게 통찰할 수 있다면, “윤회도 없고 지옥도 없고 천상도 없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나고 있고 책상이나 컴퓨터는 있다”고 생각하면서 윤회도 없고 지옥도 천상도 없다고 말한다면 이는 유물론자들의 허무주의, 단멸론에 다름 아니다. 불전의 가르침을 접할 때 범주의 오류(Category mistake)를 범해서는 안 된다.

 

초기불전 도처에서 윤회를 가르친다. 윤회의 세계는 삼계(三界) 또는 육도(六道)로 구분된다. 삼계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인데 이 가운데 색계는 동물적 욕망과 분노를 버리고 계율을 잘 지키면서 선(禪) 수행을 하거나 자비희사(慈悲喜捨)의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는 수행자가 태어나는 하늘나라로 초선천(初禪天)에서 제4선천에 이르기까지 네 단계로 되어 있고, 무색계는 정신을 집중하여 특정한 삼매를 성취한 수행자가 그 경지 그대로 2만겁에서 8만겁 동안 머무는 네 군데의 하늘나라다. 욕계는 남녀나 암수와 같은 성(性)이 있는 곳으로 이곳 인간계를 포함하여 아수라와 육욕천(六欲天) 그리고 아귀, 축생, 지옥의 여섯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

 

육욕천은 ‘남녀의 성이 있는 여섯 하늘나라’라는 뜻으로 우리와 가까운 곳부터 나열하면 ① 사대왕중천, ② 도리천, ③ 야마천, ④ 도솔천, ⑤ 화락천, ⑥ 타화자재천의 여섯 곳이다. 아수라는 천상에 살다가 지상으로 타락한 악신으로 싸움을 좋아하여 육욕천과 전쟁을 벌인다. 아귀(餓鬼)는 산스끄리뜨어 ‘쁘레따(Preta)’의 번역어로 원래 의미는 ‘돌아가신 분’으로 귀신에 다름 아니지만 ‘먹는 습(習)’이 강하기에 배고플 ‘아(餓)’자를 덧붙여서 한역하였다.

 

축생에는 들짐승과 가축이 모두 포함되며, 지옥은 ‘삶과 죽음을 되풀이 하며 고통 받는 등활지옥’에서 ‘쉴 틈 없이 고통 받는 무간지옥’ 등 그 종류가 갖가지이다. 무색계천에서 무간지옥에 이르기까지 모두 윤회의 세계일뿐이며 하늘나라든 인간계든 그 어디에도 태어나지 않는 것이 불교수행에서 추구하는 해탈이다. 인간계를 포함하여 생명체가 살고 있는 모든 곳, 윤회의 세계에 대한 조망을 갖추어야 해탈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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