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스크랩] 스님의 도력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3.07.15|조회수3 목록 댓글 0


▶ 강룡사 홍법스님 법문

어떤 절의 주지스님이 외출을 하면서 절을 비울 수가 없어서
호떡장사를 하는 대머리 아저씨를 잠시 초청을 해서 승복을 입게 하고
"오늘 하루 스님처럼 하고 가만히 계시면서 절대로 입을 열지 마시라" 하고
문 앞에다가 '묵언'이라는 팻말을 걸어놓고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객스님이 한 분 오셨다.
법당에 참배를 하고 거기 있는 스님하고 도력을 겨루어 보고 싶은데
묵언이라고 하니까 말은 못 하고.. 가슴에 손을 대고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랬더니 임시 알바스님은 두 팔로 큰 원 모양을 보였다.
그리고 객스님이 손가락 열 개를 펴 보였더니
알바스님은 손 가락 다섯 개를 보여 주었다.
이번에는 객스님이 손 가락 세 개를 보였더니
알바스님은 손가락을 눈에 대고 꿈벅하였다.
객스님은 크게 감복하여 "제가 공부가 부족했습니다.
다음에 다시 와서 배우겠습니다." 하고는 큰 절을 하고 떠났다.

객스님은 자기 절로 돌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정말 도력이 대단한 스님을 만나 뵈었다.
'스님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물으니 '내 마음은 이렇게 우주를 덮고도 남는다' 하고,
'시방세계가 어떻습니까?' 하니 '오온이 텅 비어있다' 하고,
'과거 현재 미래, 삼세가 어떻습니까?' 하니 '삼세가 눈 깜박할 사이에 있습니다' 하시더라.
참으로 공부가 많이 되었고 도력이 대단한 스님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호떡만 팔던 분이 어떻게 그렇게 깊은 지혜가 있었을까?
알바스님은 외출에서 돌아온 주지스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 사람이 '너네 집 호떡 요만하지?' 하기에 '우리집 호떡이 제일 크다'
10개에 얼마냐기에 5천 원이라고 했더니,
3천 원에 달라고 해서 딴 집 가서 알아보라고 했죠.
거 참 이상한 사람도 다 있어요 ㅎㅎ"

사람들은 모두 제대로 보며 살아간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기 방식대로 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 법정스님 글 중에서

이해란 정말 가능한 걸까?
나는 당신을 이해합니다 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언론의 자유에 속한다.
그러나 그저 이해하고 싶을 뿐이지
우리는 모두가 타인이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중심적인
고정관념을 지니고 살게 마련이다.
하나의 현상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걸 봐도 저마다 자기 나름의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나름의 이해'란 곧 오해의 발판이다.
우리는 하나의 색맹에 불과한 존재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 색맹이 또 다른 색맹을 향해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안달이다.

누가 나를 추켜 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를 낼 일도 못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실상은 말 밖에 있는 것이고
진리는 누가 뭐라 하건 흔들리지 않는다.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모두가 오해일 뿐이다.

-햇빛엽서-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