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인과의 보(因果의 報)
부처님께서 영산회상에 계실 때 아난이 물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남섬부주
의 모든 중생들이 말법시대에 이르러 선근이 약하고 악업이 두터워서 불 법
승 삼보(三 )를 공경치 않고 계.정.혜 삼학(三學)을 귀중하게 여기지 아니하
며 부모에게 효도를 행하지 않고 세상에 나서 인간으로 탈을 쓰고 살면서도
행할 바를 모르며 육근(六根)은 온전치 못하고 고통으로 한 평생을 마치는 사
람들이 가득한 가운데 그들 가운데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삶을 누리지 못하
니 그 인연과 업보를 설명해 주소서. 인과의 도리를 통달하신 부처님께서 자
비를 베푸시와 저희들과 저 말법시대의 중생들을 위해 일러 주시옵소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전개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의 근본적인 이유를 물
은 내용입니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착하고 착하도다. 이 세상의 모
든 남녀가 잘 살고 못 살고 귀하고 천하며 끝없이 받는 고통과 한없이 받는
행복들은 모두가 다 저 먼 다겁생래 전생으로부터 지은 인과의 보를 받는 것
이니라."
인과라고 하는 말을 불교에서는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고 하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듣고 살지만 이
인과의 도리를 무시하고서는 삶을 온전히 살아 갈 수가 없습니다. 이 대 우주
는 철두철미한 법칙이 좌우하는데 그 법칙은 바로 인과의 룰입니다. 불교 공
부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나오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인과의 룰에 너무 무지해
서 어리석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라고 하는 것은 부처님 말씀대로 한없는 고통도 한없는 행복도
전부 다 자기가 지은 대로 그렇게 갑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황조차도
우리가 창조해서 저 억겁으로부터 내려오면서 끊임없이 스스로 만들어서 지금
이와 같은 상황을 누리는 것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외부 세계라고 하는 것은 마음의 그림자라고 하는
사실을 마음 가운데 철두철미하게 명심해야만 합니다. 이 우주는 이렇게 알
수 없는 법칙이 있어서 우리는 이것을 불법(佛法)이라 하고 무상심심미묘법
(無上甚深微妙法)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습니다.
"부하고 귀하고 행복의 운명은 전생에 닦은 바 인연의 씨앗이 되어 얻어지
는 과보인 것이니라. 똑같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서 같은 하늘 밑에 같은 공
기를 마시면서 살되 복을 받는 사람, 재앙을 받는 사람, 착한 사람, 악한 사
람,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으로 그 삶이 각양각색인 까닭은 자작 자수요,
인과응보이며 자업자득이니라." 우리가 지금 분명히 생각을 해야 되는 것이
이 광대무변한 우주는 자작 자수의 업이고 인과응보의 업이라는 법칙으로 철
두철미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지니면 세세 생생 그 복이 한량없다고 합니다. 인과 경에 계속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법구경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장아함경에 보면 "설사 백천
겁을 지날지라도 지은 업은 사라지지 않아서 인연이 모여 만날 때는 과보를
돌려 받으리라."고 합니다. 우리가 항상 말하듯이 선인선과(善因善果)요 악인
악과(惡因惡果)입니다.
좋은 씨앗을 심으면 좋은 과보가 나오고 나쁜 씨앗을 심으면 나쁜 과보가
나옵니다. 금생에 자기가 받은 것은 자작 자수요 자업자득이며 인과응보인데
도 불구하고 후회 막급한 삶을 또다시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시간이 나는 대로 능력이 닿는 대로 힘이 닿는 대로 끊임없이 정진을 하고
좋은 업보를 쌓고 선인선과 악인악과의 도리를 공부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
니라 스스로 실천하고 진정으로 내 몸과 마음의 승화와 발전을 위해서 부처님
의 가르침을 끊임없이 실현하는 의지를 발휘해야 됩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수많은 죄와 복을 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으니 지옥에 떨어진다 한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인과응보가 없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커다란 죄를 받을
지니라. 가까이는 자신이 받는 것은 물론이고 멀리는 수없는 자손에게 미치는
것이니."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는 괴로운 오늘의 악업의 과보를 피해 달아나
려해도 자신이 지었기에 받아야 할 악의 인연은 다른 곳에서 기다리는 법이건
만 자꾸만 피하고 도망을 가려고 합니다. 자신이 지은 결과인 줄을 생각도 않
고 참회도 않으며 남을 원망하고 저주하며 다른 죄와 업을 지어 내생에 또다
른 악업의 씨를 뿌립니다
.-지광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