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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옥의 씨앗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3.11.01|조회수1 목록 댓글 0

 

너희 불자들이여 스스로 성을 내거나{自嗔} 남에게 성을 내도록 가르치지 말지며{敎人嗔} 성내는 인{嗔因}과 성내는 연{嗔緣}과 성내는 법{嗔法}과 성내는 업{嗔業}을 짓지 말지니라.

보살은 마땅히 일체 중생에게 착한 마음으로 대하여 다투는 일이 없도록 하며 항상 자비심과 효순심을 내어야 할 것이거늘 드리어 일체 중생이나 중생이 아닌 물질에 대해서라도 나쁜 말로 욕설을 하고 폭행을 하고 칼로 가해하고도 마음 속의 성을 풀지 아니하거나, 그 사람이 뉘우쳐서 진실로 참회를 구하는 데도 오히려 성난 마음을 풀지 않으면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니라.

若佛子。自嗔敎人嗔。嗔因嗔緣嗔法嗔業。

而菩薩應生一切衆生中善根無諍之事。常生悲心。

而反更於一切衆生中。乃至於非衆生中。

以惡口罵辱加以手打。及以刀杖意猶不息。

前人求悔善言懺謝。猶嗔不解者。是菩薩波羅夷罪

성을 내지 말라.

제9 진심불수회계는 성난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여 참회하는 것을 물리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힌 계이다. 제8 간석가훼계는 간탐심을 다스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 었고, 이 계는 간탐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빠져들게 되는 성냄을 다스리고자 제정한 것이다. 경문에서는 진심(嗔心)을 자진(自嗔)과 교인진(敎人嗔)으로 나누었다.

자진은 자기 마음에 맞지 않는 경계에 대해 분한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진심 속에 스스로 휘말리게 되면 본심을 잃음은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까지 해롭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교인진은 남을 시켜서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보살은 모름지기 스스로 성을 내거나 남을 분노 속에 휘말리게 해서도 아니 되며 성내는 인(因) 연(緣) 법(法) 업(業)에 빠져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처음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 진인(嗔因)을 심게 되면, 여러 가지 사연들을 끌어들여 처음 일어난 분노심을 더욱 부채질한다.

이것이 진연(嗔緣)이며, 인과 연이 합하여지면 화풀이를 할 구체적인 방법인 진법(嗔法)이 확정된다.

그 결과 참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욕을 하거나 때리는 등의 진업(嗔業)을 짓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분노 속에 사는 중생의 흐름이다.

그러나 보살은 이와 같은 흐름을 따라 살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흐름을 되돌려 본래의 원천인 본원심지(本源心地)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한 생각 진심이 일어나면 백만 가지 장애의 문이 열리느니라(一念嗔心起 百萬障門開).” [화엄경]에 있는 이 구절은 한 생각 진심을 처음 일으킬 때 모든 장애가 동시에 얼어나게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말씀이다.

하물며 진심을 일으키는 인연을 끌어들여 진업을 이룬다면 곧바로 재앙을 받게 되거나 세세생생 풀기 어려운 원한을 맺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진심만은 삼가고 삼가야 한다.

여러 경전에서는 성을 많이 내면 삼악도에 떨어지게 되고,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항상 잘못한다는 비판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진심을 극도록 일으키면 온갖 죄악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

그 결과 살생을 할 수도, 큰 거짓말을 할 수도, 도둑질 등을 저지를 수도 있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결죄(結罪)가 되는 것이다. 실로 이 진심은 우리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 놓는다.

탐심과 진심이 만들어놓은 혹독한 고통의 세계, 그것이 지옥인 것이다.

특히 진심은 도산지옥(刀山地獄)과 열지옥(熱地獄)을 만들어 낸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화를 벌컥 내고 욕을 하는 이것이 칼날을 만들어 내는 도산지옥이다.

진심을 크게 일으킬 때마다 마음속으로부터 튀어나온 칼이 산을 이루어 내세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큰 성을 낼 때마다 큰 칼이 튀어나오고 큰 총알이 터져 나온다.

현재 인류가 만든 가장 큰 무기는 원자폭탄이다.

인류의 몰지각한 탐욕심이 강성할 대로 강성해졌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같은 무서운 폭탄이 만들어진 것이며 분노의 마음이 원자탄을 터뜨리는 스위치가 되어 인류를 파멸의 위기 속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만일 본성을 잃지 않고 참회하며 불심으로 사는 이가 많게 되면 자연히 원자탄 수소탄과 같은 무서운 무기들은 터지지 않게 되고, 설사 터진다고 하더라도 사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것이 불법이고 묘법이며 위신력인 것이다.

잠시 원자탄 이야기를 하였지만, 중생이 화를 내고 욕설을 하고 매질을 함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기운이 업도(業刀:업의 칼)를 하나 하나 만들어 내고 그 업이 무르익으면 마침내 도산지옥에 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꾸 화를 내어 남을 해롭게 하고 살상(殺傷)을 저지르게 되면 그것이 곧 열지옥의 불길을 더욱 거세게 만들고 마는 것이다.

이제 간탐과 분노로 지옥의 문을 연 실화 한 편을 살펴보자.

수 십년 전 경주에 아주 신비할 정도로 의술이 뛰어난 한의사가 있었다.

아무리 난치병이라도 이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으면 며칠 만에 거뜬히 낫는 명의였다.

그러나 그 의사는 재물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강했다.

그는 큰아들이면서도 돈을 아끼느라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았으므로 가난한 작은 아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어느 때 그 어머니가 병이 심하게 들자, 작은 아들은 어머니를 없고 형님을 찾아갔고 진맥을 한 다음 머리를 끄덕이는 형에게 아우는 물었다.

“형님, 어머니의 병명이 무엇인지요?

고칠 수 있겠습니까?”

“좀 어려운 병환이긴 하지만 고칠 수는 있지.

그런데 너 돈은 가지고 왔느냐?”

“무슨 돈을 말씀하십니까?”

“어머니 약값 말이다.

약값을 내야 할 것 아니냐?”

“아니 형님! 아무리 돈도 돈이지만, 어머님 병환을 치료하면서 돈을 받으려 하시다니요?”

“약값을 안 내면 안 된다. 모시고 집으로 가거라.”

아우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어 올라 어머니를 다시 업고 가면서 욕을 퍼부어 댔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런 짓을 할 수 있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의사 부인도 남편의 하는 짓이 인간의 행위로 보이지 않았지만, 꾹 참고 한 가지 꾀를 냈다.

그날 저녁, 부인은 진수성찬을 마련하고, 전에 없이 친절하게 밥상 시중을 들면서 남편의 마음이 누그러진 틈을 타서 물어 보았다.

“대관절 어머님의 병명이 무엇입니까?

혹 중환이라도 드신 것은 아닙니까?”

“중환은 아니지만 그 병은 나 아니면 못 고칠 걸?”

“어머니 병환에 무슨 약을 써야 하길래 당신이 아니면 안 됩니까?”

큰 아들은 부인이 살살 꾀는 바람에 무심결에 병 이름, 약방문을 다 가르쳐주고 말았다.

부인은 수십년 동안 남편 곁에서 약 만드는 것을 도와 왔기 때문에 한 번 들어 다 알 수가 있었고,

이튿날 아침에 약을 조제하여 시어머니께 갖다 드렸다.

아우가 돈을 가지고 다시 와서 약을 지어 갈 줄로 믿고 있었던 큰아들은 며칠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사람을 시켜 알아보았다.

그 결과, 어머니가 병이 나아 걸어 다닌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그 병환은 내가 아니면 치료하기 힘든데 어떻게 나으셨을까?’

곰곰이 생각한 끝에 범인이 자기 부인임을 알게 된 그는 크게 분노하여 아내의 아혈(啞穴)이라는 경락(經絡)에 침을 놓아 말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상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아무리 돈 욕심이 많다고 하더라도 자기 어머니의 병을 어찌 돈을 받고 치료하며 어머니의 병을 자기 몰래 고쳐 드렸다고 하여 진심을 내어서 아내를 벙어리로 만들어 놓을 수 있겠는가?

이 사람은 죽어 분명 도산지옥이나 열지옥에 떨어졌을 것이다.

탐심과 진심에 포로가 되면 인간은 상식을 벗어난 행위 속으로 빠져든다.

모름지기 탐심과 진심을 멀리하여 지옥의 씨앗을 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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