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중품六重品
귀, 코, 혀, 몸, 뜻이라는 법도 또한 그와 같으니,
즉 생길 때에는 곧 생기지만 그 오는 곳을 알 수 없고,
멸할 때에는 곧 생기지만 멸하는 곳을 알 수 없다.
다만 그 임시로 이름이 붙여진 법만은 제외한다.
임시로 이름이 붙여진 법이란 이것이 생기면 곧 생기고
이것이 멸하면 곧 멸하는 것이다.
이 6입도 지은 사람이 없고,
또한 명색과 6입도 부모로 말미암아 있기는 하지만 태에 들어간 자는 없다.
이것들은 인연으로 있는 것이요,
이 또한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며,
반드시 앞의 대상이 있은 뒤에야 비로소 있는 것이다.
마치 나무를 비벼 불을 구할 때 앞의
대상이 있은 뒤에야 불이 생기는 것과 같다.
그러나 불은 나무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또 나무를 떠나 생기는 것도 아니다.
설사 어떤 사람이 나무를 쪼개어 불을 찾더라도
불을 얻지는 못하리니 그것은 모두 인연이 모인 뒤에야 불이 있기 때문이다.
이 6정情이 일으키는 병 또한 그와 같아서
모두 인연이 모임으로 말미암아 그 가운데서 병을 일으킨다.
이 6입入은 생길 때에는 곧 생기지만
그 오는 곳을 볼 수 없고,
멸할 때에는 곧 멸하지만 그 멸하는 곳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임시로 이름이 붙여진 법만은 제외하나니,
그것은 부모의 인연이 모임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어머니 태 안에 들며
차츰차츰 엉긴 수처럼 되다가
드디어 혹처럼 되고
그런 뒤 비슷한 형상으로 변한다.
머리와 목이 먼저 생기고
다음에 차츰 손발이 생기며
온갖 뼈마디가 제각기 생기고
털과 손발톱, 이빨이 생긴다.
만일 그 어머니가 온갖 음식과
갖가지 요리를 먹으면
그 정기로써 살아 가나니
태를 받은 목숨의 근본이니라.
그로써 형체가 이루어지고
모든 감각기관이 빠짐없이 갖춰져
어머니로부터 태어나게 되나니
태를 받는 괴로움 이러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