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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식의 차이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2.12.18|조회수0 목록 댓글 0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시골에 부모님이 계신데요
가끔 뵈러 가면 정치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아버님은 아주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인 입장에서만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좀 풀어드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답
자기는 아버지가 자기를 설득하면 생각을 바꿀 거야 안 바꿀 거야?
(안 바뀔 거 같습니다)
그럼 자기 얘기 듣고 아버지는 바뀔 거 같애 안 바뀔 거 같애? (대중 웃음)
(제가.. 어떤 게 옳은지 설명해 드리면 바뀌실 것도 같은데
그걸 어떻게 명쾌하게 설명하면 좋을지.. 그걸 여쭤 보는 거거든요)
아버지도.. 잘 설명하면 딸이 생각을 바꿀 거 같아서 자꾸 얘기하는 거야. (대중 폭소)
(그러실지도 모르죠..)

아버지가 바꾸기는 자기보다 어려워.
그러니까 바꿀 생각 말고 자기가 따라 주든지
아니면 아버진 아버지 대로 나는 나 대로 가든지.. 그게 좋지.

(그거밖에는 없는 건가요? 이건 이래서 이렇다, 저건 저래서 저렇다 설명을 드리면 안 될까요?)
그렇게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자기는 아버지 설명 듣고 생각이 바뀌나? (안 바뀌죠)
그럼 아버지는 더 안 바뀐다고 봐야 되잖아?
왜 자기는 안 바뀌면서, 아버지는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

자기 생각이 아버지보다 더 옳다고 하는 무슨 증거라도 있나?
내가 옳은 거야 아니면 나하고 아버지하고 생각이 다른 거야? (다른 거죠)
그런데 지금 자기는.. 나는 옳고 아버진 틀렸다고 생각하잖아?
아버진 어떻게 생각하겠어? 아버진 옳고 딸이 틀렸다고 생각할 거 아냐?
그러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

그러나 아버지 말씀을 들으면서
'아버진 저렇게 생각하시는구나' 하면 갈등 일으킬 일이 없겠지? (예)
'아버지가 옳다'도 아니고 '그르다'도 아니고 '아, 아버진 저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돼요.

세상이 워낙 빨리 변하다 보니까 지금 수십년 차이가 예전에 수백년 만큼
세대 차이가 크게 벌어져서 서로 다른 세계 속에서 살고 있어.
그래서 견해가 다른 거니까.. 아버지가 그런 말씀하시면
'아, 아버지는 예전의 인생경험에 의해서 저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이렇게..
내 생각을 억지로 아버지에게 맞추라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 생각을 고치려고도 하지 말고
'저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내가 아버지 얘길 들으면서 불편하지 않다 이 말이에요.
아버지 얘길 들으면서 '틀렸다' 하면 듣는 것조차 불편해.

그렇게 아버지 얘길 충분히 들어 드리면서.. 동조를 해 드리면서..
"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 그런데 아버님.. 늘 시대가 똑같은 건 아니잖아요.
제 생각은 이러이러 한데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랬는데 "그래도 아니다!" 그러시면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고.. (대중 폭소)
이렇게 얘기하면 설득이 될 가능성이 조금 있지..

자꾸 말씀을 들어 드리고, 자꾸 공감해 드리고..
그러다 내 생각이 바뀌면 아버지 따라가면 돼.
딸이 아버지 생각 따라가는 데 뭐가 잘못이겠어?
그렇게 많이 들어 드리고, 충분히 들어 드리고
자기 생각이 있으면 조금만, 아주 쬐끔만 얘기해.
열 번 들어 드리고, 한 번만 얘기해.
알았죠? (예, 감사합니다)

간섭하면 안 돼. 명령해서도 안 되고.
다만 대화는 할 필요가 있다.
대화를 해도 주장을 해선 안 돼.
자기 견해만 말하면 되지.
"그러세요? 네 네.. 그런 면도 있겠네요.
그런데 저는 또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떠세요?"
이렇게 대화만 하지, 주장을 해선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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