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사람들하고 잘 지내고 싶은데
막상 말을 하려면 멍해지거나, 나중에 헤어지고 난 후에 생각이 나거나
다른 사람들이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스스럼없이 말을 거는 사람들이 특히 더 부럽고요..
사람들하고 잘 지내고 싶은 욕심, 그게 제 고민입니다.
▒ 답
'내가 말을 하면 꼭 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나 남편에게 옷 하나 사 달라고 부탁을 할 때
'어, 그래. 사 주지.' 허락을 받아야 하겠다 하면 말하기가 쉬울까 어려울까? (어렵겠죠)
눈치를 봐야지.. '지금 할까? 기분 좋을 때 할까? 아침에 할까?' 많이 망설여집니다.
그러나 '사 달라는 건 내 맘이고, 사 주고 안 사 주고는 저 사람 자유다..
저 사람의 예스,노.. 그거에 대해 아무 상관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말하기가 어때요? (더 쉽겠지요)
그래.. 그럼 자기 문제가 뭔지 알았죠?
(예스를 바라는 마음인 거 같습니다)
예스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하면 좋게 평가하는 것이고, 그게 독재예요.
자기는 지금 독재근성이 있어요. '내가 말하면 너는 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말하기 어려운 거예요. 상대가 거절할까봐 겁이 나서..
거절하든 말든, 욕을 하든 말든.. 그 사람 자유다..
자기는 거절도 싫고, 욕도 안 얻어먹고 싶고..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말하기 어렵지. 자기가 뭐 예수님, 부처님이라도 되나?
예수님도 욕 좀 얻어 먹었나 안 얻어 먹었나?
얻어 먹은 정도가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잖아..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을 비방한 사람이 있었을까 없었을까?
있었어요. 모함하는 사람도 있었고, 해치려는 사람도 있었고..
자기가 예수님이나 부처님보다 인격이 더 훌륭하나?
그런데 비난도 안 받고 욕도 안 먹고 살겠다? 꿈도 야무지다.
싫은 소리 듣기 싫고, 내가 요구하면 받아들여져야 하고..
그런 과대망상이 있어서 사람들한테 말 걸기도 어렵고 접근하기도 어려운 거예요.
(저는 사람들하고 잘 지내고 싶은데..)
잘 지내고 싶다는 거, 그게 욕심이라니까~
잘 지내서 뭐 해? 대강 지내요~
잘 지내려니까 눈치를 보는 거예요.
그래서 잘 못 지내는 거예요, 결국은~
그냥 대충대충 지내요.
(욕심을 내려놓아야 겠네요)
'내려놓는다'고 정해놓으면 또, 안 내려놓아진다고 문제예요~
그런 생각도 말고 그냥 대강 하세요. 되는 대로~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