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공부하는데 여러 가지 길이 있다.
관법도 있고 염불도 있고 주력도 있고 간경도 있는데, 반드시 선지식을 만나야 된다. 거기서 선지식을 만나지 않으면 도리어 그 공부하는 경계에 떨어져 공부 안 한 사람보다도 못하게 될 수가 있다.
지금은 관법을 제대로 하는 이도 없고, 제대로 가르쳐줄 만한 사람이 잘 없고, 주력을 ‘옴 마니 반메 홈’ 하다가 천지가 무너지고 환한 빛이 나는 걸 본 사람도 있고 몸이 붕 뜨는 걸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스님을 찾아가서 얘기하면, 스님들도 자기가 못 깨달은 사람이 되다 보니까 "대단한데. 됐는데." 이러는 거라. 그러면 자기가 된 줄 알고 천지를 설치고 다니는 사람이 있고 미친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진단을 하고 점검을 해서 옳고 그른 옥석을 분명히 가려서 한 계단 한 계단 향상일로로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 있는 게 중요한데, 그런 선지식이 눈 닦고 봐도 잘 없다.
선지식이 없는데 가면 누구든지 하라고는 한다.
"옴 마니 반메 훔을 하세요." 어떤 데 가면 "아미타불이 제일입니다. 아미타불 하세요." 어떤 데 가면 "관세음보살 하세요.“ 어떤 데 가면 "중생 근기가 약한 데 지장보살를 불러야 돼. 지장보살 하세요." 또 어떤 데 가면 "참선해야 돼. 화두 해." 하고 화두를 막 준다. 그래 놓고 뒤에 가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관법을 해가지고 산란심이 없어져서 편안한 맛을 느끼면 그걸 가지고 거기에 빠져 있다.
이 세상에 가장 무서운 병통 중의 병이 내가 편안하다 하는 맛을 느낀 거기에 빠져 있는 병이다. 그 사람은 어디 가도 말 안 듣고, '나는 이게 제일인데' 이러고 빠져 있다. 그건 사람 버리는 거다.
이렇게 관법, 주력, 염불 하다가 마음이 고요해지기도 하고, 이상하고 신통한 경계를 느끼기도 하고, 또 소원 성취하는 것도 있다. 그런 맛을 본다. 또 꿈을 꾸면 영통한 게 나오는 맛을 봐서 거기에 빠져서 안 나온다. 그러면 사람 버리는 거다. 그래서 이렇게 빠져서 사람을 버릴 위험성이 100% 가운데 80~90%가 돼 있다.
그러나 애당초부터 안 되더라도 "너는 뭐냐?" 또,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뭐냐고 물었는데 왜 앞이빨에 털났다고 했느냐? 아느냐?" / "모르겠는데요." / "알아 가지고 와!"
거기에는 기쁨도 편안함도, 즐거움도 슬픔도, 있고 없고 이런 것도 무조건 싹 쓸어. 그건 인정 안 해. 어떤 것도 붙일 수가 없어. 뭐라고 말하면"치워. 되도 않는 소리" 하고 때린다. 어떤 것도 긍정을 안 하고 무조건 잘라버려주기 때문에 나쁜 데 떨어질 염려가 없다. 거기서는 누구든지 바로 들어갈 수가 있다
.-대원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