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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왜 힘들까

작성자신비아|작성시간24.05.31|조회수0 목록 댓글 0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제가 제 딴에는 상담공부를 했다고 사람들 얘기를 많이 들어주거든요.
그런데 그게 참 버겁습니다. 그리고 많이 힘들고요..

 

▒ 답
사람들 얘기 들어주는 게 힘들어요? 왜 힘들어요?
말하는 게 힘들지 들어주는 게 뭐가 힘들어요? (ㅎㅎ)
들을 때.. '아니다~'싶은 생각이 자꾸 나니까 힘들지.. (네)
버겁다는 게.. '니 말하는 게 틀렸다' 라는 생각이 내 맘속에 있으니까 듣기 싫은 거지? (네)

그냥 들어줄 뿐이고.. 고쳐줄 생각만 안 하면.. 뭐가 힘들어?
상대방 말을 들으면서 상대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힘들고..
자기 문제인데 남의 문제처럼 말하는 꼬라지가 보기 싫으니까 들어줄 때 내가 힘들고..
두 번째로는 상대방을 고쳐주고 싶은데 고쳐줄 능력이 없으니까 내가 내 탓을 하고..
내가 상담 공부를 했는데 저것도 하나 해결을 못 하나.. 그런 생각 때문에 함든 거예요.

스님은 해결해 주겠다는 생각 안 하니까 이렇게 상담하는 거예요.
나는 뭐 남들 얘기 들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잖아? 다 자기들 문제지 나하곤 아무 관계도 없어..
그러니까 오히려 사람들 중에는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잖아요?
안 그러면 나도 이거 머리 아파서 어떻게 하겠어? ^^
(저는 머리가 많이 아픕니다 ㅎㅎ)


건방져서 그래 ~ 남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까..
남의 인생 문제는 해결이 안 돼.
내 법문 듣고 문제가 해결됐다 하면..
스님이 해결했어요? 자기가 해결했어요? 자기가 해결한 거예요.
그래서 '스님이 해결해 줬다'고 고맙다고 인사할 때, 스님은 '내가 해결했다'.. 그런 생각 안 해요.
'내가 해결해줬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내가 해결 못 한 사람에 대해서는 내가 좌절해야 하잖아?
해결한 게 내 덕이면, 내 공이면.. 해결 못 한 건 내 탓이잖아?
해결한 것도 내 공이 아니지만, 해결 못 한 것도 내 탓이 아녜요.
해결한 게 다 내 공이고, 해결 안 된 게 다 내 탓이면 그 많은 짐을 내가 다 어떻게 지고 다녀?

스님이 지금 이렇게 저렇게 말해주는 건 역할이에요. 역할..
'지도법사'라는 이름을 붙여서 이런 역할을 하도록 돼 있지만, 나도 가능하면 이런 역할 내려놓고 싶어요.
이런 역할에는 과보가 따라.. 남의 인생에는 가능하면 간섭 안 하는 게 좋아요.
나는 지금 어쩔 수 없이.. 과보를 받을 각오를 하고 ..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까지 박혔는데 이건 뭐 못 박히는 일은 아니니까..
과보를 받을 각오를 하고 이런 역할을 하는 거지.. 이게 좋은 건 아예요.

그러니까 얘기하면 그냥 들어주고.. '아, 저 사람은 저래 생각하는구나~'
그 사람이 남편 욕한다고 그 남편이 나쁜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이 남편 욕한다고 그 사람이 나쁜 사람도 아니고
다만 지금 그 사람의 심리상태가 그럴 뿐이다..
여러분이 막 남편 욕해도.. 스님이 거기에 동조하던가?  (아뇨)
왜 그럴까? 세상이.. 다 말대로 하면 세상이 다 나쁜 사람들만 살아요.
들어보면 아내는 남편이 나쁘다 하고, 남편은 아내 나쁘다 하고
자식은 부모 나쁘다 하고, 부모는 자식 나쁘다 하고
야당은 여당 나쁘다 하고, 여당은 야당 나쁘다 하고
북한은 남한 나쁘다 하고, 남한은 북한 나쁘다 하고 그러면.. 나쁜 사람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그냥 '아, 저런 얘기 하는구나~' 들어주고
'내가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생각하면 안 돼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들어주는 것뿐예요.

공부 좀 했다고 저래서 큰 일이에요.
심리학 공부 좀 했다고 '너는 이래서 그렇게, 너는 아버지 때문에 그렇고..
너는 어려서 어때서 그렇고..' 이렇게 정형화 만듭니다.
'서울 가는 길은 동쪽이다..' 이렇게 정형화해 놓으면
서쪽으로 가야할 사람 보고도 동쪽으로 가라 그러고.. 그래서 오히려 큰 일을 만듭니다.
그러니까 내 공부하는 데만 적용하지 남한테 적용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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