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사이의 거리 몸과 마음의 일이 엄연히 다른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오히려 엄연히 같은 것이라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처음 마주할 때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것이 또 당연히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얼굴이고 몸매입니다. 얼굴 생김새며 몸매라는 것은 몸의 문제이지요. 그러나 마음의 문제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 일주일만 밝은 마음으로 웃으면서 지내면 믿지 못할 만큼 얼굴이 환하게 바뀌고, 한 일주일 크게 괴로운 일로 지옥을 오가며 지냈다면 한 일주일 새 얼굴은 크게 어두워지기도 하지요. 한 일주일 늘상 주는 마음 연습하면서 보시하고 지내면 그 사이에 부자 티가 나면서 넉넉해 보이게 마련이고, 사업이 부도가 나 버렸다면 그 사이에 금세 얼굴빛이 새까맣고 초라하게 바뀝니다. 내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 가서 한 며칠 일이라도 하고 오면 의젓해 보이고 주인 티가 나며 벌써 말투도 명령조로 바뀌지만, 금세 내가 처음 가입한 단체에 가서 한 며칠 일 하다 보면 어깨가 오그라들고 의지하며 겸손하게 바뀝니다. 마음에 욕심이 많으면 몸도 따라 뚱뚱해지며, 마음에 욕심을 비워 버리면 몸도 따라 날씬해 질 수 있기도 하고요. 마음이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 아닙니다. 쉬고 있다가 갑자기 크게 힘든 일을 하고서는 녹초가 되어 마음에서 '아무래도 몸살에 걸릴 것 같다'고 하면 금세 그 마음이 온몸으로 전달되어 바로 몸살 기운이 돌기도 하지요. 또 크게 몸이 좋지 않아 죽을 병인 줄 알았다가도 '별 것 아니다'는 의사의 한 마디 말에 이 몸이 금방 좋아지기도 한단 말입니다. 마음의 일은 몸에 금방 영향을 주고, 몸으로 금세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 사람이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떠나 얼을 보면 그 사람을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요. 몸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면 그건 마음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어쩌다가 사고로 몸이 망가졌더라도 마음까지 함께 근심 걱정으로 망가져 버리면 몸의 병환은 더욱 커져 갈 것이지만, 마음에서 밝은 마음으로 낫는다는 확신을 가지면 몸의 병환 또한 금세 나아져 갈 것입니다. 몸 상태가 좋다, 나쁘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은 사실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의 상태를 좋게 가지면 몸의 상태 또한 따라오게 마련이니까요. 마음을 예쁘게 가지면 얼굴 예뻐지는 것도 시간 문제랍니다. - 법상스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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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중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