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소의 안. 의자에 앉아서 책상을 손가락으로 툭툭 쳐대다가 머리를 두 손으로 마구 헝클어대는 필립과, 아무 것도 씌여있지 않는 빈 책을 읽는 쇼타로의 모습에 아키코는 나 듣지 못했어! 라며 방방 뛰고, 유카에 관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켄은 달라진 두 사람의 분위기나 행동에 잠시 어리둥절한다. 심지어 쇼타로와 필립의 헬프 미! 요청에 달려온 류까지 멍, 해지고 말았다.
“소, 소장. 이건… 무슨 상황이지? 어째서 히다리가 필립 같은 행동을 하고 필립이 히다리 같은 행동을 하는거지?”
“그게, 도판트의 공격을 받고 변신을 풀었더니, 두 사람이 서로 바뀐 것 같대~ 나 이런 건 듣지 못했다고!”
“서로 바뀌다니…”
“아마도 메모리에 의한 작용인 것 같아. 마지막의 그 데미지 없는 공격은, 우리 두 사람의 의식과 몸에 혼란을 가져왔고, 그 결과 나는 쇼타로가 되고 쇼타로는 내가 되었다…는 거겠지. 한방 먹었는걸.”
“그 스토커자식!! 다음에 만나면 아주 날려버리겠어!”
주먹 다짐을 하며 왁 소리를 지르는 필립과, 책을 든 채 중얼중얼대는 쇼타로라니. 제대로 위화감이 든다. 아키코는 슬리퍼로 때리면 돌아올까? 라며 진지하게 생각하고, 류는 confusion 메모리의 사용자를 찾겠다며 사무실을 나갔다. 아아- 이를 어쩌면 좋아, 라며 안절부절 못하는 아키코였으나, 이내 쇼타로…의 모습을 한 필립이 벌떡 일어나자 으응? 하며 그를 바라보는데.
“confusion 메모리에 대해 검색을 해야겠어.”
“거, 검색?! 쇼타로군이?”
“난 필립이야. 아키짱.”
“아, 그랬지 참. 그, 근데 가능한거야?”
“책장에 들어가는 건 내 의식이니까. 당연하지.”
“그렇구나. 그치만 역시 쇼타로군의 모습으로는 안 어울려…!”
“야. 너 그거 욕이지!”
필립의 모습으로 버럭 소리치는 쇼타로. 그가 버럭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서는 미안! 필립군! 이라며 사과를 하는 아키코의 모습을 보며 태클을 걸 기운조차 없어 의자에 푹 기대어 눕다시피 앉는다. 검색을 하는 쇼타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참 어색하다고는 생각하면서 눈 앞의 거울에 비친 필립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본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한숨만 나온다. 그때까지 조용히 있던 켄은 그제야 겨우 말을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저기… 그럼 제 누나는 어떻게 된거죠?”
“아, 그게-”
“누나가 스스로 그 녀석에게 다가가다니… 거짓말이죠?”
“유감이지만, 사실입니다.”
“그 자식… 그렇게까지해서 누나를!!!”
“아아, 진정하세요. 진정…”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그럼 유카씨의 팔에 있는 커넥트도 그 사람이?”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아오 그 찌질이 스토커를 확 그냥!! 필립(쇼타로)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사무소의 지하실에서 한참 검색중인 쇼타로(필립)에게 해결책을 맡긴 채, 필립(쇼타로)는 그에게 받은 스파이더 가젯트를 챙겨 들고 나가려다, 무슨 묘안이라고 생긴 것인지, 개구리 가젯트까지 챙겨 순식간에 나갔고, 그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던 아키코는 나, 듣지 못했어…라며 중얼거린다.
아직 유카에게 부착된 수신기를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 수신기는 여전히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곳 저곳으로 움직이는 모양이 아마 자신들을 피하려는 것 같은데, 이쪽은 네놈의 움직임을 훤히 알고 있다고. 필립(쇼타로)는 씨익 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쫓아간다.
“도대체 어딜 얼마나 돌아다니는거야!?”
필립(쇼타로)는 결국 또다시 제 분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친다. 수신기의 움직임은 당최 멈추질 않고, 중구난방으로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무슨 길거리에 나돌아다니는 고양이냐! 라는 생각이 들정도이다. 어후,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수신기의 반응이 갑자기 자신에게 가까워진다. 이쪽으로 오는 건가? 이 스토커자식, 아주 죽었어! 필립(쇼타로)는 구석에 조용히 숨어 두 사람이 오는 것을 지켜보려는데, 수신기의 반응은 점점 가까워지건만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는다. 이상하다고 느낀 쇼타로가 숨어 있던 곳에서 나와 주위를 둘러보지만, 근처에 있는 것은 떠돌이 개 한 마리가 전부이다. 하지만 반응은 바로 근처. 쇼타로는 설마, 하는 생각에 그 떠돌이 개를 재빨리 붙잡아 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신기는 그 개의 배 부분에 붙어있었다.
“아오… 진짜 그 스토커 자식이!!!!!!!!”
어쩐지 일이 쉽게 풀리는 것 같더라니… 이젠 짜증을 낼 기운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머리를 마구 헝클면서, 그대로 앉아 생각을 해본다. 그 스토커 녀석은 어떤 경로로 메모리를 얻은 것인지, 커넥터 시술은 또 어떻게 받은걸까,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유카씨에게 맞는 메모리는 대체 뭐지?”
어떤 메모리가 어떻게 작용하기에 그녀를 어리게 만든 것일까, 어린이의 Children일까? 아니면 어리다라는 뜻의 Young? 그러고보니 필립과 통화를 끝나기 전에 필립이 뭐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사무소에 전화를 거는 필립(쇼타로). 이내 곧 아키코가 필립을 대신하여 전화를 받는다.
“아키코. 필립은?”
[으응, 쇼…아니, 필립군이라면 아직 검색중.]
“우선 책장에서 나와달라고 해줘.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응. 잠깐만.]
잠시 적막이 흐르더니, 무슨 일이야, 라며 자신(필립)의 목소리가 들린다. 유카씨에 관한 검색에서 혹시 그녀의 메모리에 대한 내용이 없었느냐고 묻자, 이제까지 잊고 있었다며, 그 답지 않게 다급한 목소리로 쇼타로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린다.
“뭐? 그게 사실이야?”
[응. 리리 시로가네와 시마모토 나기와 같은 경우야. 그녀 역시 메모리의 과잉적합자지.]
“과잉적합자라니. 아니, 그 보다 왜 그녀가 메모리를… 잠깐, 그 사실. 스토커 녀석도 알고있어?”
[아직 모르고 있어.]
“만약, 유카씨. 그 상태에서 그 녀석이 가진 메모리를 꽂는다면 어떻게 되는거지…?”
[아마. 가이아 메모리의 폭주로 인해 이사카 신쿠로와 같은 죽음을 맞이 하겠지.]
“!!!!!”
1년 전 weather 메모리의 소유자로, 테루이 류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그 외에도 여러 사람들을 괴롭혔던 내과의, 이사카 신쿠로. 몸에 여러 개의 메모리 커넥터가 있고, 자신 이외의 사람들은 그저 메모리의 실험 대용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던 잔혹했던, 결국 자신의 인격만큼이나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던 사내, 이사카 신쿠로. 그때 그 녀석처럼 그녀가 죽는다니. 필립(쇼타로)는 어떻게 이런 일이, 라며 탄식을 한다.
“…해결 방법은?”
[그녀 스스로 메모리를 적출하거나, 메모리 브레이크를 하거나.]
“그렇겠지…”
아- 젠장!!!!! 필립(쇼타로)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한숨을 쉰다. 그때, 필립(쇼타로)의 머리를 뭔가 툭툭 친다. 아 뭐야! 라며 짜증을 내며 올려다보는데, 류의 가젯트가 있다. 왜 테루이의 가젯트가 여기 있지? 라고 생각하려다가, 필립(쇼타로)는 류가 그 스토커와 유카를 찾아냈음을 눈치채고 가젯트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 달렸다. 우선, 그 빌어먹을 스토커에게서 그녀를 구하는 것부터 생각하자. 그 뒤의 일은…
아 졸려..
이 새벽에 전 뭘 하는걸까요.
놀토에도 놀지 못하는 주6일제 직장에 다니는 저는 그저 눙물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