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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상 보시(無主相 布施)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19.08.30|조회수172 목록 댓글 0

무주상 보시(無主相 布施)

 

성철 스님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6.25 사변 후 마산 근처 성주사라는 절에서 서너 달 머물 때입니다.

처음 가서 보니 법당 위에 큰 간판이 붙었는데, 법당 중창 시주 윤OO라고 굉장히 크게 씌어 있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으니 마산에서 한 약국을 경영하는 사람인데 신심이 있어 법당을 모두 중수했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언제 여기 오느냐?" 하고 물으니, "스님께서 오신 줄 알면 내일 이라도 곧 올 겁니다" 하였다. 그 이튿날 과연 그 분이 인사하러 왔노라기에, "소문 들으니 당신 신심이 깊다고 다 칭찬하던데  나도 처음 오자마자 법당 위를 보니 그 표가 얹혀 있어서 당신 신심 있는 것은 증명되었지." 처음에는 칭찬을 많이 하니까 퍽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런데 간판 붙이는 위치가 잘못된 것 같아. 간판이란, 남들 많이 보기 위한 것인데, 이 산중에 붙여두어야 몇 사람이나 와서 보겠어? 그러니 저걸 떼어서 마산역 앞 광장에 갖다 세우자고.. 내일이라도 옮겨 보자고."

 

"아이구, 스님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줄 알겠어? 당신이 참으로 신심에서 돈 낸 것인가? 저 간판 얻으려 돈 낸 것이지."

이 일화는 사실입니다.

 

"잘못 되었습니다. 제가 몰라서 그랬습니다." "몰라서 그랬다고? 몰라서 그런 것이야 허물 있나? 고치면 되지. 그러면 이왕 잘못된 것을 어찌 하려는가? "

 

그랬더니 자기 손으로 그 간판을 떼어 내려서 탕탕 부수어 부엌 아궁이에 넣어 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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