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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경전과 이해

나한(羅漢) : 아라한(阿羅漢)의 준말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19.02.04|조회수442 목록 댓글 0

나한(羅漢) : 아라한(阿羅漢) 준말

 

 

중생의 애환. 아픔 쓰다듬는 민중의 성자

아라한(阿羅漢)준말깨달음 얻은 이

희노애락 간직한 가까운 존재

16나한, 500나한, 1250 나한 등 다양해

책을 읽는 모습등 갖가지 표정

 

                     사진설명: 영천 은해사 거조암 영산전에 모셔져 있는 오백나한님들

 

사찰은 부처님이 계신 도량이다. 석가모니부처님에서부터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미륵불 등 수많은 부처님이 중생을 바라보며 묵묵히 미소를 짓고 계신다. 예불문을 올릴 때 얼마나 많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던가. 또 있다. 보살님이다. 특히 중국, 우리나라, 일본을 걸치면서 발달한 보살신앙은 실천을 강조하는 대승불교 사상의 특징으로 자리해 왔다. 부처님 옆에는 깨달음과 자비,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등 수많은 보살님이 계시다.

 

부처님과 보살이 깨달음을 상징하는 근엄한 존재라면, 나한은 친근하고 익살스런 존재다. 중생의 희노애락(喜怒愛樂)을 그대로 얼굴에 담고 계신 분이 바로 나한이다. 나한은 아라한을 줄인 말이다. 부처님의 제자로, 깨달음을 얻은 이가 바로 아라한이다. 대표적인 아라한에는 16나한을 비롯해 500나한, 1250나한이 계신다.

 

나한신앙은 통일신라 때 발전해 고려시대에 들어 성행했다. 신분에 따른 계급이 강조됐던 당시에 민중은 법당에 들어갈 수 없었다. 기껏해야 절 뜨락에서 대웅전을 바라보며 불보살님께 합장을 올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민중은 점차 부처님보다 낮은 단계에 있던 나한님을 찾았다. 때론 염라대왕이 함께 모셔진 나한전에서 민중은 기도를 올리고, 또 나한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찾으면서 이생의 아픔을 달랬다.

 

나한신앙은 점차 나한기도도량을 만들어냈다. 때론 금당에 모셔진 부처님보다 나한이 신행의 중심이 되곤 했다. 영험이 용하다는 나한이 있다는 소문이 난 곳은 민중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도 그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충남 천안 성불사 바위에 새겨진 16나한의 모습은 고려초 나한신앙의 극치를 보여준다. 전북 완주 송광사에 모셔진 500나한은 흙으로 빚어 아주 아주 익살스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 경북 영천 거조암, 전남 여수 흥국사 나한님도 빼놓을 수 없는 문화유산이다.

     해학적인 모습의 나한님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완주 송광사에 모셔진 500나한 들.



해학적인 형태를 띤 나한존자의 얼굴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장난스런 몸짓에서는 어린이아의 천진함이 느껴진다. 나한은 모습이 다양하다. 고독한 명상에 든 나한, 참선수행으로 몸은 마르고 머리와 수염으로 가득한 나한, 토론에 열중인 젊은 나한의 무리, 시원한 강물에 발을 담그고 편안한 얼굴을 한 나한, 개울가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쭈그리고 앉아 승복을 빠는 나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나한, 비스듬히 누워 장난기 어린 눈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나한. 나한상에 서민들의 애환을 담기 시작하면서 대중들은 쉽게 나한 앞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나한은 깨달은 수행자이다. 마땅히 공양을 받을 자격을 지니고 있어 응공(應供)이라 하며 그래서 나한을 모신 전각을 응진전이라 부르기도 한다.

 

나한이 민중에게 다가서는 존재가치는 속담을 통해서도 옅볼 수 있다. ‘나한 중에 모래를 먹는 나한이 있다는 속담은 공양을 받지 못해 모래를 먹는다는 뜻으로 고위관직에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가리킨다. , 강직하고 바른 성품의 공직자를 나한에 빗댄 속담이다.

 

나한은 중생의 얼굴을 비추는 거울이다. 나한을 조성한 시대에 민중은 어떤 애환을 담고 있었는지를 고스란히 비춰준다. 또한 나한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개성 있는 나한의 얼굴에서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인가. 어떤 모습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나한전을 찾아보자. 그리고 아라한의 얼굴을 찾아보자. 나와 꼭 닮은 아라한의 얼굴을.

기도도량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한기도도량으로는 영천 거조암과 서울 수유동 삼성암, 청도 운문사 사리암, 남원 산내면 서진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사찰은 나한존자의 영험을 믿는 기도객들의 행렬이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남원 산내 서진암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초파일에 서진암 가는 참배객이 산아래에서 서진암까지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뤄 하얀 길을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영천 거조암은 고려 중기 조성된 526()의 오백나한상이 봉안돼 있어 오백나한사(五百羅漢寺)’로도 불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한기도도량이다. “어리석은 중생이라도 3일간 거조암 영산전에서 정성껏 기도 올리면 뜻하는 바가 성취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오백나한을 모신 영산전은 고려 우왕 1(1375)에 창건됐으며 현재 국보 제14호로 지정돼 있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건축물로는 거주암 영산전을 비롯해 예산 수덕사 대웅전(1308), 영주 부석사 조사당(1377) 등이 있을 뿐이다. 이와 더불어 보조 지눌스님이 정혜결사의 횃불을 치켜든 곳도 바로 영천 거조암이다.

 

서울 수유동 삼성암은 나한기도도량이자 독성기도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성은 나반존자라고도 하는데 혼자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수기(受記)를 부처님께 받고,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 수행해 깨달음을 얻은 분.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독성을 섬겨 따로 전각을 마련하거나, 삼성각 안에 불상이나 탱화로 모시는 것이 상례다. 독성의 상주처로 이름난 삼성암은 대웅전을 가운데에 두고 독성을 모신 독성각과 칠성각이 좌우에 각각 자리잡고 있다.

 

청도 운문사 사리암은 운문산에 있는 네 곳의 굴 중 하나인 사리굴에 전각을 지어 창건한 사찰이다. 사리암의 천태각은 일명 독성각이라고도 하며 조선 헌종 11(1845)에 신파대사가 초창하여 나반존자상을 봉안한 뒤 영험있는 나반존자기도도량으로 떠오르게 됐다. 사리암(邪離庵)은 절 이름 그대로 삿된 마음을 용납하지 않는 도량이다. 이를 입증하듯 사찰에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사리암 바위굴에서는 수행하는 사람이 한명이면 한사람분의 쌀이, 열 사람이 수행하면 열 사람분의 쌀이 나왔다. 어느 날 욕심이 많은 사리암의 한 스님이 막대기로 쌀이 나오는 구멍을 들쑤셨다. 그러나 쌀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쌀은 나오지 않고 대신 물만 나왔다. 그 이후로도 쌀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한에 얽힌 이야기

 

참 희안해! 부탁한 양만큼만 들어줘

 

# 남원 서진암

 

남원에 위치한 서진암은 영험이 높다고 소문난 나한기도도량이다. 그곳에 주석했던 스님이 들려준 이야기다. 나한도량으로 유명한 이 사찰은 그리 유명하지도 알려져 있지도 않지만 입시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간간히 이어지는 곳이다. 이곳에 모셔진 나한님이 소원을 잘 이뤄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절에서 고시 공부을 하던 시절 이 암자에서 많은 고시생들이 합격을 했는데 절아래 매동 마을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한때 도굴범이 나한을 훔쳐 도망쳤다가 두어달 만에 슬그머니 갔다놓고는 매일 나한이 꿈에 나타나 혼내는 바람에 미칠 지경이다.’며 참회의 글을 쓰고 간 적도 있다고 한다. 1500년대에 조성한 나한은 소원을 잘 들어주신단다. “나한님은 소원을 빨리, 잘 들어줘. 그런데 희한한 게 꼭 부탁한 양만큼만 소원을 들어줘. 부처님은 넉넉하게 들어주는데.”

 

한번은 스님이 전각을 수리해야 하는데 비용을 구하기가 막막했단다. 나한께 정성껏 기도를 올리는데 생각지도 못한 시주자들이 생겨 전각을 수리하게 됐단다. 수리를 마치고 부처님께 과일이라도 공양하려고 남은 돈을 보니 정확히 수리비에 다 쓰이고 남는 돈이 한 푼도 없었단다. “에이, 이놈의 나한님아침기도를 올리다가 화가 난 스님이 나한의 머리를 목탁채로 때리고 돌아 나오는데 갑자기 누가 머리를 몽둥이로 후려치는 느낌을 받고 쓰러졌단다. “나한님이 아주 장난을 잘 치셔.”

 

서진암 나한상

서진암 나한상

서진암 나한상


참고 및 출처 :수와선홈  글쓴이 : 寶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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