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근계(三勤戒)
정약용(丁若鏞)이 제자 황상(黃裳)에게
내가 산석(황상의 아명)에게 '문사를 공부하도록 하라'고 말했더니, 산석이 머뭇머뭇 부끄러워하는 기색으로 핑계를 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저한테는 세 가지 병통이 있어 공부를 못할 것 같습니다.
첫째는 둔하고, 둘째는 꽉 막혔고, 셋째는 미욱합니다."
그 말을 듣고서 나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공부하는 자들은 큰 병을 세 가지나 가지고 있는데 너는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구나!
첫째는 기억력이 뛰어난 것으로, 이는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을 낳고,
둘째는 글 짓는 재주가 좋은 것으로, 이는 허황한 데 흐르는 폐단을 낳으며,
셋째는 이해력이 빠른 것으로, 이는 거친 데 흐르는 폐단을 낳는단다.
둔하지만 공부에 파고드는 자는, 식견이 넓어질 것이고, 막혔지만 잘 뚫는 자는, 흐름이 거세질 것이며, 미욱하지만 잘 닦는 자는, 빛이 날 것이다.
파고드는 방법은 무엇이냐? 부지런함이다.
뚫는 방법은 무엇이냐? 부지런함이다.
닦는 방법은 무엇이냐? 부지런함이다.
그렇다면 부지런함을 어떻게 지속하느냐?
마음가짐을 확고히 하는 데 있다."
余勸山石治文史(여권산석치문사)
山石逡巡有愧色而辭曰: 我有病三(산석준순유괴색이사왈: 아유병삼)
一曰鈍, 二曰滯, 三曰戞(일왈둔, 이왈체, 삼왈알)
余曰學者有大病三, 汝無是也(여왈학자유대병삼, 여무시야)
一敏於記誦, 其弊也忽, 二銳於述作, 其弊也浮, 三捷於悟解, 其弊也荒,
(일민어기송, 기폐야홀, 이예어술작, 기폐야부, 삼첩어오해, 기폐야황,)
夫鈍而鑿之者, 其孔也闊, 滯而疏之者, 其流也沛, 戞而磨之者, 其光也澤,
(부둔이착지자, 기공야활, 체이소지자, 기유야패, 알이마지자, 기광야택,)
曰鑿之奈何? 曰勤, 疎之奈何? 曰勤, 磨之奈何? 曰勤,
(왈착지내하? 왈근, 소지내하? 왈근, 마지내하? 왈근)
曰若之何其勤也? 曰秉心確.
(왈약지하기근야? 왈병심확.)
※ 황상(黃裳)은 후에 호를 치원(巵園)이라 했고 ≪치원유고(巵園遺稿)≫가 있다. 그 속에 <임술기(壬戌記)>가 있고 그 내용 중에 삼근계(三勤戒)라 불리는 위의 내용이 들어있다.
출처 : 기평이네<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