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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업(業)의 놀음 - 법정 스님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4.07.11|조회수68 목록 댓글 0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것은 ‘업의 놀음’입니다.

업(業)이란 무엇입니까.

몸으로 행동하고 입으로 말하고 속으로 그와 같이 생각한 것이 업입니다.

 

업의 흐름은 한 생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몸의 그림자 따라다니듯 따라다닙니다.

내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 내 영혼의 그림자처럼

나를 따르는 것은 내 삶의 자취, 찌꺼기인 업입니다.

 

우리가 신행활동을 하는 것은 업을 맑히는 과정입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육도윤회 속에서 사람은 업으로 인해 맺어진 것을 풀어야 합니다.

서로에게 맺힌 것을 풀어야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얽히게 되면 서로가 불편하게 됩니다.

우리는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오게 되면 이 세상을 떠납니다.

죽음이 찾아오면 모든 것을 놓아버리지만, 업은 놓아지지 않습니다.

다음 생까지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있는 동안 반드시 업을 풀어야 합니다.

 

인생의 종점에서 용서 못할 일은 없습니다.

한 세상 ‘업의 놀음’에서 풀려나야 됩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기르면서 자식의 허물을 끝없이 용서하고 받아들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여성과 남성이 비로소 어머니, 아버지가 됩니다.

대지의 아버지,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처지에 서보지 않으면 바르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용서는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용서는 상대방의 상처를 치유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빗장도 열게 합니다.

일단 마음의 문이 열리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드나들 수 있습니다.

이런 용서를 통해 마음의 그릇이 커집니다.

이것이 사람이 꽃피는 소식이고 성숙해가는 소식입니다.

 

출처 : 법정 스님 <산처럼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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