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山水菊)은 한자의 뜻처럼 산에서 물을 좋아하는 국화처럼 풍성한 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산수국은 꽃이 아름답고 여름부터 가을까지 오랫동안 꽃이 피며, 물이 있는 곳에 주로 살아 우리에게 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시원함을 선사한다.
산수국의 꽃 색깔은 다양하여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푸른색이나 분홍색으로 변한다. 꽃 색깔이 다양한 이유는 꽃 색소가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처음 산수국 꽃이 피기 시작할 때는 연녹색이 도는 흰색으로 시작되어 꽃이 피는 동안 안토시아닌이 합성되면서 푸른색으로 변하며, 꽃이 활짝 필 때는 붉은색이 된다.
꽃의 색깔은 흙의 산성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산성 토양에서는 알루미늄이 이온화되어 뿌리에 흡수되면 안토시아닌과 결합하여 푸른색을 나타낸다. 그러나 알카리성인 흙에서는 알루미늄이 부족해 안토시아닌과 결합이 안 돼 꽃 색깔은 붉은색이 된다.
산수국에는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꽃을 좋아하는 처녀는 고을 원님의 아들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원님의 아들은 처녀에게 꽃나무 한 그루를 선물했다. 그런데 이 꽃나무가 처음엔 연자주색 꽃이 피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하늘색으로 변했고, 나중엔 연분홍이 되었다. 이런 현상이 불길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원님의 아들이 죽고 말았다. 그 뒤로 혼인만 하면 신랑들이 죽어 나가 다섯 명이나 죽고 말았다. 이에 처녀는 꽃을 원망할 마음도 없이 그대로 집을 떠났다. 처녀가 떠난 집은 비바람에 허물어지고 잡초가 무성했지만 해마다 그 꽃은 다시 피어났는데 그것이 산수국이다.”
글 :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