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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있는데 어떻게 물이 고이나?<법륜스님>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4.09.07|조회수63 목록 댓글 1

◆ 질문

저는 부처님 말씀을 만난 지 40년이 넘었습니다.

늘 부처님 말씀을 안고 살기는 사는데 40년이 넘도록 제 자신에 발전이 없는 거 같아요.

제가 결혼할 때에는 이 속세에서 보살행을 하면서 도반으로 잘 살 거 같은 자신이 있어서

결혼을 했는데 그게 잘 안 됐어요. 너무너무 어려워요..

지금 한 10년째 아침예불을 다니는데 그 시간엔 좋고 그런데

그 시간뿐이지 나오면 또 만날, 들었다 놨다가. 모든 걸 들었다가 놨다가 

남편도 버렸다가 안았다가. 그것이 반복됩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입니다.

 

◆ 법륜 스님

남편하고 도반으로 재미있게 살고자 했는데 40년이 되도록 안 됐죠?

마찬가지로 덕 높은 스승 만나기를 아무리 소원을 해도 죽을 때까지 못 만나요.

오늘 기분에 덕 높아 보이는 것이고 나한테 싫은 소리 하면 '에이 아니다' 할 것이고

남편을 품었다 놨다, 품었다 놨다 하듯이 스님도 늘 이 스님이다 아니다, 저 스님이다 아니다.

 이렇게 살게 될 거요.

 

40년 살아도 해결이 안 되듯이, 다음 생에 또 살아도 해결이 안 되고

세세생생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면서.. 이렇게 하는 걸 윤회라고 합니다.

저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만큼의 생을 이렇게 윤회를 하는 건데

거 뭐 40년 갖고 뭘 그래요?

과거 생에 무수히 많은 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이 생에도 이렇게 살고 있고

미래 생에도 이렇게 살아갈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런 데서 벗어나겠는가?

남편한테 고마운 마음을 내야 합니다.

남편을 존경하며 나를 낮추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당신은 훌륭한 분입니다. 제가 부족해서 그렇지 당신은 흠잡을 데 없습니다.

당신은 부처님입니다. 앞으론 제가 부처님으로 모시고, 예 예 하며 살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해 보세요. 40평생 안 되던 게 금방 될 수도 있어요.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도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1년 열 두달 들고 있어도

물 한 방울 고이지 않지만 바가지만 딱 돌려 제대로 하면 곧바로 물이 고여요.

보살님이 새벽예불 가도 해결되지 않더라.

사람들이 기분 나쁘면 기분전환하려고 어디 가서

디스코장에 가서 춤 좀 추고 술한잔 먹고 그러면 해결되는 거 같지만

자고 나면 해결 안 되잖아요? 똑같은 거예요..

다 사람들이 기분전환 하잖아요?

어떤 사람은 술한잔 마시고, 어떤 사람은 커피 한잔 하고

어떤 사람은 뭐 운동해서 기분전환 하듯이

어떤 사람은 교회 가서 기분전환하고

어떤 사람은 절에 가서 기분전환하고..

그런 것에 불과한 거예요. 그건 공부가 아녜요..

공부가 어떻게 40년을 했는데 진척이 없겠어요? 하루에도 진척이 있는데..

방향이 잘못 됐으니까 진척이 없는 겁니다.

 

절엘 가는 안 가든, 교회를 가든 안 가든

그건 자유예요. 그게 문제가 아니고

핵심은, 남편한테 마음을 숙이는 거 이것이 핵심이에요.

그렇게만 하시면, 이 생에 소원성취 합니다.

 

이 생에 소원성취 하면, 내생이야 있든지 말든지

죽고나면 흔적이 남든지 없든지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건 내일 일이고 지금 어떤가? 이걸 먼저 밝혀야 해요.

지금 마음이 오고가면 내일도 오고갈 것이고

지금 오고가지 않으면 내일도 오고가지 않을 거예요.

지금 어떤가? 지금을 늘 살펴야 합니다.

지금 안 되면, 40년이 앞으로 더 지나도 안 돼요.

지금 숙이세요. 내일을 논하지 말고,

 

금강경을 읽든 반야심경을 읽든 다 자기 허욕을 놓으라는 건데

움켜쥐고 뭘 하든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그러니까 이래 복잡한 얘기 하지 말고

어떻게 해라? 남편한테 숙여라.

그게 안 되면, 그게 안 되는 자기를 늘 살피면서

그걸 과제로 삼아 정진을 하세요.

그러면 좋은 날이 올 겁니다.

그게 딱 해결되면, 이제 훌륭한 스님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이 스님도 보니 훌륭하고, 저 스님도 보니 훌륭하고

따로 찾을 필요 없이 천하에 훌륭한 스님 아닌 분이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지금 마음으로는 천하 누구도 맘에 드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늘 기분에 아침 예불하듯이 그럴지 몰라도

내일 기분 또 바뀝니다.

 

(근데요 스님, 저의 남편은 종교에 대해 아주 부정적이고요

신문에 나쁜 거 나는 것만 보고 얘기하고 그러거든요.)

남편은 부처님 같은 분이라니까.

부처님이 뭐 하러 이 종교 저 종교 다니노? (대중들 웃음)

시비하지 마라니까. .

신문에 나서 남편이 이거 문제다 하면, 옳소이다.

저거 문제다 그러면, 옳소이다. . 이래 맞장구치라니까.

 

지금 남편을 가르치려고 하잖아요?

가르치려고 하는데 내 맘대로 안 되고,

그러니까 내가 남편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 거예요.

자기 문젠데 자꾸 남편문제라고 그래요.

(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자기도 안 되면서, 남편을 어떻게 고치려고 그래?

그렇게 해 보시겠어요?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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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초심 | 작성시간 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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