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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키가 작아 늘 고민입니다. – 법상 스님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4.10.08|조회수37 목록 댓글 0

【질문】 스님은 어떤 질문을 해도 답을 주시는데 저에게는 절대로 답을 못 하실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키가 작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법상 스님】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그랬더니 질문자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어떻게 간단한 문제입니까? 키 크는 약도 없는데"

"간단한 문제이긴 한데, 그 방법을 말해 줄 순 있지만 네가 실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만 실천할 수 있으면 그건 전혀 문제가 아니다."

 

그의 고민은 '남자 키는 이 정도는 돼야 해. 그런데 내 키는 그것보다 작아' 하는 생각,

그 비교하는 생각 때문인데 키가 커야만 행복할 수 있을까? 키가 커야만 연애도 할 수 있을까?

키는 작아도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잘 사는 사람도 많을 텐데...

'나는 키가 작아서 문제야' 라는 그 생각을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그 생각은 점점 더 굳어지고 강해져서 무슨 실제처럼, 진실인 것처럼 느껴질 것이고

아마도 그것은 죽을 때까지도 해결될 수 없는 문제로 남을 것이다.

 

'크다, 작다'는 그저 생각일 뿐이고,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되는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된다.

어떤 모습이 있나? '크다, 작다'가 아니라 다만 이런 키를 가진 내가 있을 뿐이다.

 

키 작은 나, 못생긴 나, 험상궂은 나, 이건 다 자기 생각일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은 '그냥 이러 할 뿐'이다. 그냥 이러 할 뿐.

그런데 그것을 남과 비교하고 '나는 반드시 이래야 돼' 하면

그것이 되지 않을 때 괴로운 것이다.

 

키는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괴롭힐 수가 없다.

나의 판단과 해석, 나의 생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그 허망한 생각을 붙잡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풀지 못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돼 버린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받아들이면 더 이상 문제될 게 없다.

이것이 우리가 괴로움에 벗어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받아들임은 단순한 치유나 문제가 아니라 불이법(不二法)의 실천이다.

집착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대상을 바꿔가면서 계속해서 집착하고,

그에 따르는 괴로움이 반복된다.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 동일한 문제로 피해의식을 느낀다.

밖에 있는 누가 괴롭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동일한 패턴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누가 나를 속박하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속박하고 있다.

자승자박, 아니 무승자박(無繩自縛) 있지도 않은 허상을 움켜쥐고,

그걸로 자신을 묶어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괴로움의 구조를 이해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음 공부를 통해서 마음 하나 바꾸면 반드시 행복해질 수 있다.

걸림없고 자유로운 정말 가벼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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