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은 자신을 선하게 하는 것이 ‘의(義)’라고 정의한다. 구체적으로 ‘인(仁)’이 효(孝), 제(悌), 자(慈)와 같은 타인에 대한 사랑의 실현이라면, ‘의’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무엇이 마땅한 일인지 판단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의’ 해석은 자기 자신을 도덕 실천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정약용의 경학에 관한 여러 연구들에서는 그가 인간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도덕실천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그의 도덕에 대한 해명이 실천지향적인 것으로 논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정약용의 ‘의’는 도덕실천이면서도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실천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의 경학의 또 다른 측면을 밝히기 위해서는 ‘의’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정약용은 ‘의(義)’의 자의(字義)에 근거하여 자신을 선하게 하는 행위를 ‘의’로 해석한다. 나아가 수기치인의 학문관에 따라서 ‘의’는 수기에, ‘인’은 치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분한다. 수기로서 ‘의’는 성리학의 마음 중심의 정적(靜的)인 수양론을 대신하여, 동적(動的)이고 실천 지향적인 수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인’과 ‘의’가 동시에 요구되는 경우에는 때에 따라서 ‘의’를 우선시하는데 이것은 자신에 대한 도덕실천이 타인에 대한 도덕실천과 동일하게 요구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정약용의 ‘의’해석은 자기 자신에 대한 도덕실천을 중시하는 정약용의 또 다른 유가 도덕관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이 도덕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덕을 이해하는 하나의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공자학 30권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