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인(仁) 해석
유가(儒家)의 중심 사상인 인(仁)을 논어(論語)와 맹자(孟子)에서는 ‘인(仁)은 인(人)이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인(人)은 사람이다. 설명이 넓고 애매모호하고 명쾌하지가 않다.
조선 유교는 주자의 성리학(性理學)을 근간으로 하는데 주자(周子)는 인(仁)이란, ‘인(仁)이란 마음의 덕(心之德), 사랑의 이치(愛之理)’로 ‘생생지리(生生之理)’와 같이 ‘인간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이치(心在之理)’라고 풀이 한다.
이에 반해 다산 정약용은 ‘인(仁)이라는 글자는 본디 인(人)이 둘(二)이라는 글자로 만들어진 글자이니 두 사람 사이의 일과 관계를 정당하고 바르게 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부부(夫婦), 부자(夫子), 사제(師弟), 남녀(男女), 군신(君臣)‘ 등 인간 관계는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두 사람 사이에서 상대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옳고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인(仁)의 본뜻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좋은 사람이 되고 올바른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다산의 인자시(仁子詩)이다.
人以治人是二人(인이치인시이인) : 사람으로서 사람을 다스림에 바로 두 사람이 있으니
二人之際卽爲仁(이인지제즉위인) : 두 사람의 교제하는 것이 곧 인이 된다네.
東方木德生生理(동방목덕생생리) : 우리나라에는 목덕에 생생한 이치가 있는데
何與君臣父子親(하여군신부자친) : 군신의 의리와 부자의 친함은 그 관련이 어떠한가?
인(仁)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최선을 다한다.’라는 해석은 유가 2,500년 이래 최고의 해석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인(仁)이란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귀중한 생명을 지닌 존재로 인정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유학의 맹점
유학은 종교가 아니라 생활 철학이다. 유학의 귀중한 가치가 일상 생활에서 실천되어 그대로 적용된다면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되어 전쟁, 빈부 격차, 개인과 사회에서 발생하는 온갖 갈등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유가 교육은 실천이 부족한 학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일부 상류층의 이념일 뿐이었다. 유학이 과거시험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여 사용될 뿐 일반 민중들과 괴리 되어 거의 전파가 되지 않았다. 공자를 신처럼 떠받들며 논어(論語)를 앞뒤로 외우면서 유교를 공부한 사람들이 어느 한 구절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 유가의 맹점이다. 임진왜란 때 자칭 천재(?)로 과거에 합격한 사람들 거의 대부분 전쟁이 발발하자 그저 도망하기 바빴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했지만 공염불이 되었다. 눈앞의 작은 이익앞에 모든 거룩한 가치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퇴계 이황, 금산전투 조헌 같은 위대한 분도 있지만 전 사회적으로 지행합일(知行合一)이 되지 않았다. 지금 유림의 현실은 어떤가?
나와 남은 둘이 아니다. 세상만물과 나는 불이(不二)이다. 내가 귀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나처럼 귀중하게 여길 때 나는 더욱 더 밝은 빛을 발한다.
출처 : 다산 연구가 박석무 선생님 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