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 오상아(吾喪我)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2.10.01|조회수1,307 목록 댓글 0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편에 ‘오상아(吾喪我)’란 말이 있다. ‘나는 나를 장사지냈다. 나는 나를 잃어 버렸다.’는 말이다. 내가 나로 알고 살던 나를 잃어버린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지금까지 살아 온 나는 내가 아니란 말인가?

 

어느 날 장자는 책상에 기대앉아 하늘을 우러르며 후 하고 길게 숨을 내쉰다. 멍하니 자기의 몸을 잊은 것 같다. 모시고 있던 제자(안성자유)가 그 앞에 모시고 서 있다가 물었다. 어찌 된 일입니까?

 

육체란 본래 고목처럼 될 수 있고, 마음도(애초) 불 꺼진 재가 될 수 있다는 겁니까? 지금 책상에 기대신 모습은 예전에 기대고 계시던 모습과는 다릅니다. 장자가 대답하길, “언아(제자 이름), 너 참 훌륭한 질문을 하는구나.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잊어버렸다. 너는 그걸 알 수 있겠느냐. 너는 사람의 퉁소 소리는 들어도 땅의 퉁소 소리를 듣지 못했고, 또 땅의 퉁소 소리를 듣는다 해도 아직 하늘의 퉁소 소리를 듣지 못했겠지…….

 

대지가 내쉬는 숨결을 바람이라고 하지. 그게 일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일단 일었다 하면 온갖 구멍이 다 요란하게 울린다. 너는 저 윙윙 울리는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들어 봤겠지.

 

높은 산봉우리의 백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 구멍은 코 같고 입 같고 옥로 같고 술잔 같고 절구 같고 깊은 웅덩이 같고 얕은 웅덩이 같은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지. 그게 바람이 불면 움직이기 시작해.

 

콸콸 거칠게 물 흐르는 소리, 씽씽 화살 나는 소리, 나직이 나무라는 듯한 소리, 흐흑 들이키는 소리, 외치는 듯한 소리, 울부짖는 듯한 소리, 웅웅 깊은 데서 울려 나는 것 같은 소리, 새가 울 듯 가냘픈 소리 등 갖가지로 울리지.

 

결국 땅의 퉁소 소리는 여러 구멍의 소리이고 사람의 퉁소 소리는 피리 소리군요”……(장자의 재물론 제2 중에서)

 

이 우화에서 구멍은 인간이나 사물의 덧없음을, 소리는 시비를 일삼는 사고나 언설을, 바람은 좀처럼 포착하기 힘든 도(道)를 나타내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 만 3살이 되면 엄청난 지식을 쌓아간다. 이 지식은 부모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서부터 사회적 관습, 법, 종교 등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문제는 이런 지식들 속에 가짜가 너무 많다. 천주교의 지동설, 종교에서 천국과 지옥, 비과학적 관습 등 가짜 지식이 수천년 동안 사람들을 속이며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겼다. 가짜 지식은 순수하고 진실한 진짜 나를 죽이고 가짜 내가 주인이 되어 나를 노예처럼 부리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다. 가짜는 거짓이고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발전이 없다. 가짜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진실과 진리를 볼 줄 아는 힘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내가 나를 죽이고 새로운 나, 원래 나를 찾는 다는 것은 온갖 가짜로 뒤덮인 「가짜 나」에서 진리를 깨달아 「진짜 나」로 변한다는 것이다. 진짜 나를 찾으면 망상을 믿고 살던 내가 실상을 보고 살 수 있다.  인간은 정(情)으로 맺어진 관계에서 잘못된 정을 쉽게 단절 못하여 자신을 변화 시키지 못한다. 특히, 미신과 가짜 종교에서 벗어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힘들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삶에서 온 천지를 마음껏 즐기며 살아야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다. 태어 날 때와 꼭 같이 순수하고 진실한 나(我)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가짜와 거짓을 과감하게 버릴 용기 있는 오상아(吾喪我)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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