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정치란 과연 어떤 경지일까? 요임금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자.
어느 날 요임금은 스스로 정치를 잘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대신들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내 정치가 어떠냐?”
그러자 대신들이 대답했다.
“모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들에 나가 백성들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모릅니다.”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그런데 어느 마을에 갔더니 한 농부가 땅을 두드려 장단을 맞추며 이렇게 노래하고 있었다.
해가 뜨면 나가 농사짓고
해가 지면 들어와 쉬고
밭을 갈아먹고
우물을 파 물을 마시니
요임금 힘이 내게 무슨 기여를 하고 있겠느냐.
요임금은 농부의 노래를 듣고서야 비로소 안심하고 궁궐로 돌아갔다. 이는 《장자》에 나오는 다음 구절과 일맥상통한다.
무릇 고기는 강호 속에 있으면서 서로 존재를 잊고,
사람은 도술에 있으면서 서로간의 존재를 잊는다.
고기를 잡아다 놓고 물을 조금씩 부어 주면 목마른 것을 적셔 주는 고마움을 알지만, 강이나 호수에 놓아두면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 완전히 잊어버린다. 또한 산소가 부족하면 숨쉬기 힘들어 공기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러나 맑은 공기 속에서는 공기의 소중함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백성은 도덕 정치 안에서는 평안하여 감사하는 마음조차 잊게 된다. 진정한 정치란 감사의 정마저 완전히 잊어버리게 하는 경지인 것이다.
옛 성인은 이렇게 말했다.
“산에 들어가서 자신의 자취를 완전히 끊어 버리기는 쉽지만, 사회에 머물러 있으면서 함이 없이 행하는 자취가 되기는 어렵다. 인간으로 부려지는 것은 거짓되기 쉽지만, 천지로 부려지는 것은 거짓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