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 염염보리심(念念菩提心)
고산 스님 : 쌍계사 조실
우리 주변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부자는 가난해지기도 했고, 가난한 이는 부자가 되었으며, 고달프게 살던 이도 고통을 극복하고 현재는 행복하게 만족하며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것이 변해 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것이 변해 가는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이 법사의 말을 들을 줄 아는 각자 자기의 불성자리, 즉 마음은 변하지 아니하고 항상 그대로입니다. 능엄경에 보면 어느 날 바사익 왕이 부처님을 찾아가서 이르기를 “부처님이시여 제가 어릴 때 어머님 등에 업혀 저 항하의 강물을 보았을 때의 견해나, 어른이 되어 항하의 강물을 보았을 때의 견해나, 지금 62살이 되어 항하의 강물을 보는 견해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왕의 말이 맞느니라 그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의 몸을 한번 살펴보아라. 얼굴은 주름졌고, 머리카락은 희어졌으며, 걸음걸이도 비틀거리느니라. 하나도 옛날 그대로 있는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들도 자기 자신을 관찰해 보세요. 부처님 말씀이 너무나도 옳지 않습니까? 마음자리는 변하지 않지만 몸과 주변 환경, 그리고 이 우주의 모든 것이 다 변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우리의 몸도 다 버리고 가야 할 텐데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이 중요합니까. 버릴 줄 알아야 얻는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버리는 것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얻는 것이 없습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여러분들이 간직하고 실천해야 할 몇 가지를 일러줄 테니 잘 기억하고 명심하길 바랍니다.
첫째는, 양심이행하라. 우리 모두 양심을 잘 지켜서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갑시다!
둘째는, 원리탐욕하라. 욕심을 멀리 버리고 살아가라는 겁니다. 즉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선용즉심하라. 마음을 곧게 잘 쓰라는 겁니다.
넷째는, 인욕근수하라. 어려운 일에 처하더라도 잘 참고 견디며 꾸준히 노력하라는 거예요.
다섯째는, 겸선천하하라. 겸하여 천하를 두루 선도하라는 것입니다.
항상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말고, 모질게 대하지 말며 어진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것은 양심적으로 살라는 것이며, 탐욕을 버리고 정직하게 살며, 어려운 일에 처해서는 인욕행을 행하면서 부지런히 노력함과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잘 살도록 선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욕득해탈도 유무불상간(欲得解脫道 有無不相干)
무념무상관 즉현본성불(無念無想觀 卽現本成佛)
누구든지 해탈도를 얻고자 하거든 유무에 관계하지 말라는 겁니다. ‘있다 없다’ 에 얽매이지 말라는 겁니다. 항상 내 마음을 반조하면 다 해탈도를 얻게 되고 원만성불하게 됩니다. 그래서 무념무상관이라 즉, 생각과 모든 반연을 다 끊고서 본성을 관찰하면, 곧 자기 성품자리 그 본래 부처자리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남에게 피해 입히지 말고, 모질게 대하지 말며, 어진 마음으로 겸손하게 살아가라”
여러분, 무엇이 행복이고 불행은 어떤 것입니까? 행복이란 자기가 기대하는 소망을 이루었을 때를 말하고, 불행이란 그 소망을 이루지 못 했을 때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행복과 불행의 갈림길에서 항상 헤매고 있습니다.
그러면 행복과 불행을 초월한 자리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은 행복이다 불행이다는 그 생각 이전으로 돌아가라는 겁니다. 즉 무념무상관하라는 겁니다. 이렇게 수행해 간다면 마침내 본래 부처 자리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무념무상관을 실천할 수 있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소망을 이루고 못 이루는 것은 모두 자기 마음에 달린 겁니다. 일체 모든 생각을 다 쉬어버리고 한 마음으로 기도드리는 사람은 소원을 이루게 되고, 모든 것을 얻겠다고 욕심을 내는 사람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우리 불자님들도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얼굴을 펴고 항상 웃는 얼굴로 사십시오. 고루 화(和) 자, 얼굴 안(顔) 자 화안(和顔)미소를 지어야 행복이 오는 겁니다. 근심걱정이 있다고 해서 우거지상을 지으면 더욱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로 오늘 이후로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나 억울한 일이 닥치더라도 얼굴을 찌푸리지 말고 화안미소를 지어보세요. 그런 사람에게는 훈훈한 기운이 나옵니다. 그래서 날짐승도 날아가다가 그 사람의 어깨에 앉기도 하고 무릎에 앉아서 쉬어가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고 독한 마음을 가지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독소가 풍겨 나와 모두들 멀리하고 가까이 하려하지 않습니다. 또한 나만 병드는 것이 아니고 주변사람들도 병이 든다는 겁니다. 그것은 독소가 풍겨 나오기 때문이지요.
여러분들이 자신의 양심으로 돌아가서 착한 마음이 되어 있으면 이 몸뚱이 털구멍으로부터 하얀 색깔의 기운이 나오게 되고, 숨을 쉴 때에도 순박한 하얀 색깔이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한 대요. 그 반대로 화가 났거나 신경질이 났을 때에는 입김이 검은 빛이 나온대요.
음식도 즐거운 마음으로 만든 음식은 소화도 잘 되지만, 반대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만든 음식에는 전신에 독소가 들어가서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거나 배탈이 난대요. 그러니까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 가족이 건강하게 되고 또 행복해지는지 잘 알겠지요?
산자무심벽 운자무심백(山自憮心碧 雲自無心白)
기중일상인 역시무심객(其中一上人 亦是無心客)
저 산을 한번 쳐다보세요. 저 산은 나는 푸르고자 한다 해서 산 빛깔이 푸른 것이 아닙니다. 산이 푸르러도 무심히 푸르고, 저 허공에 뜬구름이 희고 싶어서 희어졌겠느냐. 그대로 무심히 희어졌어요. 그 가운데 우리 사는 중생들을 보세요. 항상 아무런 탐욕도 없고 본심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심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무심객은 산중에서 공부하는 스님들을 주로 말하는 거예요.
여러분들은 계속 탐욕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에 호흡을 비롯한 온몸 전체에서 붉은색, 검은색을 비롯해서 검다 못해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그러니까 항상 모든 생각을 다 쉬어버리고 무심히 살아 나가도록 하세요. 그렇게 하면 자연도 보호하고 또 자비를 행해서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됩니다.
‘염염구도심(念念求道心)’이라. 우리 불자님들은 생각마다 도를 구하겠다는 그 마음으로 살아가야 해요. ‘내가 어서 이 사바세계 생사고해에서 벗어나야 되겠다’ 이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됩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해야 되느냐.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해서 행동을 해야 하며, 나의 이로움을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은 부처님의 참다운 제자이고, 보살도를 행하는 진실한 불자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가는 곳마다 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이요, 염염보리심(念念菩提心)이래요. 아시겠습니까?
오늘 이 법문을 들은 불자님들은 열심히 기도정진하고 또 이 가르침대로 행해서 일생동안에 지은 죄업뿐만 아니라, 저 다겁생에 지은 죄도 모두 녹아 소멸해서 세세생생 보살도를 닦아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