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관대사(靈觀大師)를 만나 3년 수행 후 이 게송을 읊고 삭발 수계를 하심
홀문두우제창회(忽聞杜宇啼窓外) 창 밖에서 우는 두견이 소리 홀연히 들으니,
만안춘산진고향(滿眼春山盡故鄕) 눈 가득 봄 산이 모두 고향이로세.
파본귀래홀회수(波本歸來忽回首) 물 길어 돌아오며 문득 고개를 돌리니
청산무수백운중(靑山無水白運中) 청산이 백운 속에 무수하도다.
■ 서산대사 휴정 스님이 하루는 용성(龍城:전북 남원)에 사는 벗을 만나러 가는 도중 별마을[星村]을 지나다가 한낮 닭 우는 소리[午鷄聲]에 자신의 진면목(眞面目)을 깨달아 연거푸 두 수의 시를 읊으심.
과봉성문오계(過鳳城聞午鷄) 봉성을 지나다 한낮에 닭 소리를 들었다. (봉성은 구례의 옛 이름)
발백비심백(髮白非心白) 머리는 세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고인증누설(古人曾漏洩) 옛사람이 이미 말했네.
금청일성학(今廳一聲鷄) 오늘 닭우는 소리 들으니
장부능사필(仗夫能事畢) 대장부 할 일 마쳤네.
홀득자가저(忽得自家底) 홀연히 제 집을 발견하니
두두지차미(頭頭只此爾) 온갖 것이 모두 이것이어라.
만천금보장(萬千金寶藏) 천언만어의 경전들이
원시일공지(元是一空紙) 본시 하나의 빈 종이였어라.
■ 서산대사가 토굴에서 10년 공부 하고 읊은 게송.
십년단좌옹심성(十年端坐擁心城) 십년을 단정히 앉아 마음의 성을 지키니
관득심림조불경(慣得深林鳥不驚) 깊은 숲의 새가 놀라지 않게 길들었구나.
작야송담풍우악(昨夜松潭風雨惡) 어젯밤 소나무 못(웅덩이)에 비바람이 사납더니
어생일각학삼성(魚生一角鶴三聲) 물고기 한 구석에 모여 있고 학은 세 번 울음 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