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運用無礙(운용무애) 부리고 씀에 막힘이 없다.
我今滔滔自在 (아금도도자재) 나는 지금 두루 두루 자재하여,
不羡公王卿宰 (불선공왕경재) 왕후(王侯)와 장상(將相)도 부럽지 않네.
四時猶若金剛 (사시유약금강) 사시사철 금강석 같이 변함 없고,
苦樂心常不改 (고락심상불개) 고통과 즐거움에도 마음은 한결같아 변함이 없다.
法寶喩於須彌 (법보유어수미) 진리의 보물은 수미산 같이 크고,
智慧廣於江海 (지혜광어강해) 지혜는 강이나 바다 같이 드넓다.
不爲八風所牽 (불위팔풍소견) 여덟 가지 바람에 흔들이지 않으니,
亦無精進懈怠 (역무정진해태) 정진(精進)도 없고 게으름도 없네.
任性浮沈若顚 (임성부침약전) 본성따라 자재하게 뜨고 가라앉으니 마치 뒤집힌 것 같지만,
散誕縱橫自在 (산탄종횡자재) 이리 저리 종횡으로 막힘없이 자재하다.
遮莫刀劍臨頭 (차막도검임두) 설령 칼날을 목에 갖다 대어도,
我自安然不釆 (아자안연불변) 나는 그대로 편안하여 분별이 없다.
▶ 지공 화상이 자신의 삶의 경지는 무엇을 하든 걸림이 없이 자유자재하다고 하면서 또한 스스로의 법의 보배는 마치 수미산과 같이 우뚝하여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상태라고 하였다. 또 자신의 지혜는 도도히 흐르는 것이 마치 저 장강과 같고, 넓고 넓어 그 끝이 없는 것은 마치 태평양 바다와도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덟 가지 바람[八風]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도인이나 선지식을 시험하는데 반드시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이 팔풍이다. 만약 팔풍에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도인이나 선지식과는 거리가 멀고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다.
팔풍(八風)이란 크게 사순(四順)과 사위(四違)로 나눈다. 즉 내 마음에 맞는 것과 내 마음을 어기는 것이다. 사순은 이(利), 예(譽), 칭(稱), 낙(樂)의 네 가지다.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바람이다. 사위는 쇠(衰), 훼(毁), 기(譏), 고(苦)의 네 가지로 사람들이 싫어하는 바람이다. 이와 같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성인이며 선사며 도인이며 선지식이며 큰스님이다. 지공 화상은 이 여덟 가지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열심히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는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