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다 붉은 줄만 알았는데
유독 이차돈(李次頓)의 피는 하얀 젖빛이었다.
李次頓은 신라 관헌(官憲)의 손에
붙들려 살생을 당한 줄만 알았는데
千年이 엊그제 같은 오늘
녹슨 철사처럼 헝클린 가지 끝에 옮아,
그의 피는 다시
하얀 젖빛으로 맺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그윽한 피는
있는 듯 없는 듯 울려퍼지는
이 핏망울의 꽃내음은
그의 法問을 생방송으로
잡음 하나 없이 걸러내는 것이었다.
김상옥 시집 『墨을 갈다가 』,《창작과 비평사,1980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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