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글로 시를 쓰고(촌로의 일상) ./ 미소향기 지횅
허리 굽은 촌로의 학력은
팔학년 일반
그 이의 마음은
정열로 불붙는 당년 스물 둘
만파를 헤치며 달려온 그 길
폭풍우 잠재운 뒤의
피안가는 고요바다에는
자유로이 오가는 파도의 노래..
풍요의 마음에는
향기를 앞세워 피어나는
봄꽃들이 살아가고
한정 모를 환희가 향기가 된다.
맑은 물에
풍덩풍덩 몸을 식히는 화동들
멱 감는 그리움의
그 여름은 또 몇을 지났는가.
콩 타작 깨 털며
하나 둘 주워 담는
가을걷이 그 충만의 바쁜 시절
촌로의 주름 사이로 새겨들었나.
흰 눈 내린 그 대지에
동이 트는 겨울의 아침이면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연유
고운임의 명호를 부르며 천상을 오른다.
양지바른 마당가에
볏짚 몇 단 풀어헤치고
보리쌀 몇 줌 가지런히 놓아둔다.
나눔 그 참의 손길로..
산 식구 모여들어
그를 취하는 그리움인가.
촌로의 해맑은 미소는
여명을 깨우는 새벽노을로 화하는데
쉽게 어울려 살아가는 길
그것이 순리의 여정이요,
아름답게 어울려 사는 길이라.
가식 없는 어깨너머 햇살 한 자락...
흥얼흥얼
쉬운 글로 시를 쓰고
쉽게 살아가는 시인의 노래를 듣는다....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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