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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문학

나무 - 이형기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4.10.14|조회수32 목록 댓글 0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 년의 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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