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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문학

나무 조병화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4.10.16|조회수32 목록 댓글 0

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 자리

한 평생 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너의 외로움이

부끄러워지리.

나무는 그저 제자리에서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 입으면 입은 대로

참아 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 대로

이겨 내며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 준다.

오, 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미리 근심하지 않는다

그저 제 천명을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

 

-조병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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