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 자리
한 평생 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너의 외로움이
부끄러워지리.
나무는 그저 제자리에서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 입으면 입은 대로
참아 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 대로
이겨 내며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 자리를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 준다.
오, 나무는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미리 근심하지 않는다
그저 제 천명을 다하고
쓰러질 뿐이다.
-조병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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