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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문학

떠날 때의 님의 얼굴 - 한용운

작성자향상일로|작성시간24.11.29|조회수23 목록 댓글 0

꽃은 떨어지는 향기가 아름답습니다.

해는 지는 빛이 곱습니다.

노래는 목 마친 가락이 묘합니다.

님은 떠날 때의 얼굴이 더욱 어여쁩니다.

떠나신 뒤에 나의 환상의 눈에 비치는 님의 얼굴은

눈물이 없는 눈으로는 바로 볼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쁠 것입니다.

님의 떠날 때의 어여쁜 얼굴을 나의 눈에 새기겠습니다.

님의 얼굴은 나를 울리기에는 너무 더 야속한 듯 하지마는,

님을 사랑하기 위하여는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그 어여쁜 얼굴이 영원히 나의 눈을 떠난다면,

그때의 슬픔은 우는 것보다도 아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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