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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시인방

그대 만나러 내가 왔어요

작성자문덕배|작성시간26.06.07|조회수6 목록 댓글 4

 

그대 만나러 내가 왔어요

봄비가 다녀간 골목 끝

젖은 라일락 향기 흐르는 길을 따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오래전부터 내 안에서

이름 모를 꽃처럼 피어나던 그리움 하나가

끝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바람은 내 어깨에 내려앉아

그대 이름 조용히 속삭여 주고

 

하늘은 연한 구름 한 조각을 풀어

그대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흘려보냈지요

 

그대 만나러 내가 왔어요.

종이꽃 같은 햇살이 가만히 내려앉는 오후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꽃이 왜 피어나는지 모르듯

강물이 왜 바다를 그리워하는지 모르듯

내 마음도 어느새 그대 향해 흐르고 있었으니까요

 

수많은 날들 사이에서도 한 번도 잊힌 적 없는 얼굴

수많은 계절이 지나가도 조금도 낡지 않는 목소리

 

그것들이 밤마다 내 창가에 기대어

그대 있는 곳을 가리켜 주었고

나는 그 손짓 따라 오랜 꿈을 걷듯 여기까지 왔어요

 

만약 그대가 미소 지어 준다면

나는 저녁노을 한 자락처럼 말없이 붉어질 것이고

 

만약 그대가 내 이름을 불러 준다면

오래 잠들어 있던 꽃밭 하나

가슴 깊은 곳에서 환한 봄빛으로 깨어날 거예요

 

그대 만나러 내가 왔어요

해가 지고 달이 떠올라도 돌아갈 생각 없이

그대 눈빛 하나에 기대어 한참이고 머므르고 싶어서

 

오늘의 바람도,

오늘의 하늘도,

모두 그대에게 닿기 위해 먼 길을 돌아온 마음 같아서

 

밤이 오면 나는 그대 웃음 머금은 얼굴을 그려

창문마다 문풍지 바르고 눈 내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요

 

처마 끝에서 풀썩,풀썩,세상의 고요가 쌓여 내리는 소리

그 소리 속에서 나는 그대를 향한 그리움 한 아름

하얀 눈 더미처럼 가슴에 안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으로 잠이 들어요.

행여 꿈속에서라도 그대 만나러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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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바우이훈식 | 작성시간 26.06.08 그대 그리움이 물씬 묻어 나네요..^^
  • 답댓글 작성자문덕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감사
  • 작성자별리 오정임 | 작성시간 26.06.08 마치 때묻지 않은 소녀가
    그대를 만나러 가듯
    깨끗한 서정에 머물다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문덕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잘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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