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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시인방

자화상

작성자유상천|작성시간26.06.09|조회수12 목록 댓글 3

자화상/유상천

 

거울 앞에 서면 주름은 늘었어도

눈빛은 아직 먼 길을 본다.

무수한 해를 건너오며

기쁨도 품고 아픔도 품고

세월이라는 강을 묵묵히 건너왔다.

 

오늘도 손을 떠나지 않는

붓은 화실에서 춤사위를 펼친다.

빈 캔버스에 마음의 빛을 그린다.

색은 나이 들지 않아

오늘도 꽃이 되고 하늘이 된다.

 

오늘도 나 여기 살아있다고

꽃과 나무와 바람처럼 달려야 한다

인생과 한판 벌이는 긴 레이스 마라톤

아직 꽃 피울 게 남아있어 주저앉을 수 없다고

이를 악물고 달려야 한다.

 

내 인생을 노래로 불면

멋들어진 뽕짝 한 곡은 건질 수 있겠지 하고

가끔 색소폰이 되어 삶의 퀘적을 불어본다.

숨결을 불어 넣으면 세월의 음표들이 깨어나

그리움도 희망도 노래로 변장하고.

 

그리고 감정이 살아나면.

말보다 깊은 침묵을 듣고

바람 한 줄기에도 의미를 새기며

하루를 한 편의 시가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거울 속 나를 본다.

백발은 겨울의 눈꽃 같고

주름은 삶이 남긴 아름다운 지도.

인생의 끝자락에서.

눈물과 웃음을 그리고 산다.

 

그러나 나의 가슴에는

아직도 새로운 그림이 있고

새로운 길이 있고 새로운 노래가 있고

새로운 시가 있다.

사랑은 잔잔한 물결처럼 흔들린다.

 

 

 

오늘의 자화상을 그리기엔

여전히 부족하지만

늙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계속 피어나는 사람으로

실수와 용기, 눈물과 웃음이 함께 그려진

어제보다 조금 더 나를 이해하는 사람으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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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유상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9 그림, 색소폰, 마라톤 등
    취미로 하기에 언급 하였습니다 ^^
  • 작성자바우이훈식 | 작성시간 26.06.10 아름답게 지는 시기입니다....^^
  • 작성자문덕배 | 작성시간 26.06.10 이 시는 세월을 견뎌낸 한 시인의 자화상이자,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는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성숙한 서정시라 할 수 있습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주름과 상처마저도 인생이 남긴 훈장처럼 바라보게 만드는 따뜻한 힘을 지닌 작품입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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